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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장

일본의 지진과 그 영향

"사회학자 로봇 벨라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정치적 가치가 일차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다시 말해 일본사회에서는 개인이 속해 있는 집단(가족, 회사, 일본 등)에 대한 충성과 헌신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로 여겨져 왔다는 것이다. 이는 진리나 정의에 대한 헌신보다도 집단에 대한 헌신이 우선시 되는 경향을 뜻한다."
 

대지진 이후 간토지방은 초토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언비어의 전파(조선인이 폭도화되어 방화, 약탈을 한다는 내용입니다.)로 일본인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혹은 타개할 수 없는 불만을 이방인에게 풀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경찰의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고요. 이것을 보고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이번에 발생한 대지진에서도 마찬가지의 시도로 독도문제를 들고 나옵니다. 일본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지진에 대한 불안을 잊기 위해서 그리고 그 불만을 폭발시키기 위해서 다른 분출구를 찾습니다.
 

그리고 소소한 지진들은 일상의 하나일 뿐이지만, 지속되는 지진의 발생은 일본인을 불안속에 살도록 만듭니다. 늘 위기상황속에 있는 것입니다. 자연재해는 개인이 그리고 정부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며, 그보다는 예상치 못한 순간 급작스럽게 다가오는 하나의 우연적인 천재天災입니다. 늘 겪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누구보다도 더 그 위력을 잘 알고, 지진의 발생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동시에 당연한 일상입니다. 지진에 의하여 크게 삶의 양식이나 행동에 변화가 생길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和사상과 결합하여 조용하고 은혜를 주고받지 않는 관계는 더욱 공고하게 됩니다. 즉, 지진은 일본인들이 결속력을 더 강하게하고 갈등을 숨기며, 타자에 대하여 예절을 지키고, 정부가 하는 일에 관하여 지지를 보낸다. 뭐 이정도 생각이랄까요?
 

생명을 언제 어떻게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과 공포는 확신 없는 삶에서 특정한 믿음과 단합을 강요합니다. 그 믿음이 천황, 수많은 신들, 그리고 정부에 대한 신뢰로 귀결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지진에 의하여 무엇인가가 변화하기보다는 지진이후의 복구나 지진후 처리과정에 더 중점을 맞추게 되었겠지요.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하여 더욱 공고해진 결속력은 "이상지"씨가 말씀하신 지형적인 환경에서 유발된 조화로움과 결합되어 갈등이 없는 삶, 그러기 위한 특정 공동체 안에서의 개인을 발견합니다. 정부에 불만이 있을 수 없고, 먹고 살만하니 특별히 혁명을 계획하는 토의나 모임이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진으로 인하여 핵발전소 방사능 누출이라는 사고가 추가됩니다. 지금까지 정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던 지진이 이번에는 인간의 몫이 된 것이지요. 이부분에서 다른 사고의 확장이 있어야 할 것같은데 어렵군요. 우선 가설을 세우자면 1. 늘 화합을 중시하기 때문에 큰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더욱 개인적인 삶에 몰두한다. 2.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의 몫이 된 사고에 의하여 정부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새로운 정당에 지지를 표명한다.(그리고 4.24 기초단체장 기초의원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은 참패합니다.) 지금까지는 두 번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군요. 하지만 단 가설은 가설일뿐....이라는 것.
 

너무 에둘러 말했네요. 정리하자면 일상이 되어버린 지진은 일본인을 지속적인 위기상태 속에서 살도록 만든다. 불안감은 당연하고, 천재天災이기 때문에 책임을 묻기위해 현정부에 불만을 갖지 않는다. 정부나 다른 집단에 불만을 표출하기 보다는 그 이후의 복구와 안정화에 집중한다. 여기서 和사상은 원인이며 결과가 된다.

하지만 심각한 위기를 초래해 온 대지진은 일본인들의 불안감과 위기감을 증폭시킨다. 그리고 간토대지진과 이번 대지진 이후 발생한 감정의 폭발은 조선족 대학살과 독도, 혹은 타민족에 대하여 불만을 표출한다. 지진이라는 위기상황 조성을 통하여 지켜왔던 정부의 구속력과 설득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정부는 폭발한 불만을 수습하기 위하여 외부에 적을 설정한다.
 

현재 일본정부는 지진이 아닌 방사능이라는 새로운 위기인 인재人災에 봉착했다. 민중은 결속력이라는 지금까지의 반응이 아닌, 여당에 대하여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민주당이나 자민당이나 둘 다 우파계열이라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고, 지방정당의 약진은 눈에 띄는 점이지만, 뭐 정말 무엇이 변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자민당 민주당의 양당구도가 깨질까라는 의문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