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나는 고발한다] 에밀졸라, 책세상 (187면)힘센 사람이 될 수 없기에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은 때로 참을 수 없는 위선입니다. 더보기
책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창비 불면의 공포는 주정뱅이에게 사치지만, 잠시 잠들어 꾸는 꿈은 고약하다. 꿈 속에서 버무려진 기억은 아주 고약한 어떤 일을 바라게 되고, 바라다 허무해지고, 어이없이 허무하여 바라볼 것이 없게 되자 깨어나서는 모든 희망을 끊어버리게 되는 그런 망함과 소망과 허망과 절망으로 간을 한 담담한 시래기국 시래기 가닥같이 진하고 오밀조밀한 단편 중에서 "봄밤"이 특히 좋았는데, 영경의 외출을 허락한 어느 봄밤이 수환과 영경에게 마지막 밤이 된 장면에서 허물어지고, 기억으로만 남은 둘을 보면서 벌써(?) 마지막 페이지라는 서글픔에 잠겼다. (장편인지 알고 빠져들어 읽었는데 단편일세) (168면)"이를테면 과거라는 건 말입니다" 마침내 경련이 잦아들자 그가 말했다. "무서운 타자이고 이방인입니다. 과거는 말입니다, 어.. 더보기
책 [애도일기] 롤랑바르트, 이순 마망을 잃고 롤랑바르트가 남긴 죄책감, 슬픔 그리고 괴로움의 기억은 사회화된 애도의 방식이 필연적으로 지니고 있는 균열을 삐집고 나온 고유한 슬픔의 감정이었고, “슬프기만한 수많은 아침들”이라는 글귀는 엄마가 죽은지 2년을 겪어 표시된 마지막 애도 더보기
책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자이언트북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마침내 재건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적고 “도저히 재건할 수 없는 세계를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읽으면서 이제는 잠들고 말겠다며 읽은 페이지가 어느새 백여쪽이니깐 이제는 정말 자야지. 더보기
책 [돈의 인문학] 김찬호, 문학과지성사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광고에 눈이 휘둥그래져서 그 뒤에 숨겨진 목숨값이란 상실감은 희석됐고, 돈은 지불능력을 뽐내면서 인간에게 연대없이도 이루어지는 교환과 협업능력을 자랑한다. ‘축적의 과정을 감추고 결과인 화폐의 교환가치가 일원화한 세계를 절대적’이라고 여기기도 했는데, ‘정성,성의,관심,시간,지혜를 축적한 사랑이 세상을 만든다’는 태도를 상기하니 차분해졌다. (168면)양파를 파는 어느 노인에게 가격을 묻고 10센트라고 응답을 받아서 모두 사면 얼마냐고 물었다. 노인은 뜻밖에도 한꺼번에 팔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고 물었다. 노인은 “양파만 팔려고 나온 게 아니고, 인생을 살려고 나온 거야. 이 시장을 사랑하고, 북적대는 사람들이 좋고, 햇빛과 흔들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해. 친구들은 인사를 건네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