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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로, 발터 벤야민 저, 김영옥 윤미애 최성만 역, 길 출판사. 가끔은 참을 수 없는 전달의 욕구에 손가락이 흔들흔들, 아마 좋은 것은 나눠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가. 일방통행로, 사유이미지에는 단편적인 소재에 관하여 직관적인 통찰이 담겨 있다. 재미있다는 아니지만 지적인 경이로움에 대한 경탄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랄까. 하지만 이 글 난해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어떤 면에서는 뻔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읽는 이의 생각의 양은 읽는 이의 숫자만큼 많다. 공사현장 아이들에게 맞는 대상 - 시청각 교재, 장난감 혹은 책 - 을 만드는 일에 대해 지나치게 골머리를 앓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계몽주의 이래로 그것은 교육학자들의 가장 케케묵은 생각 중 하나다. 심리학에 매료된 나머지 그들은 이 땅이 아이들의 주의력과 연습을 위한 비할 바 없는 대상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지 .. 더보기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 저, 김용준 역 현상을 어떻게 관찰해야 하며, 이해란 무엇인가에 관한 글이다. 사실 번역이 탁월하다 할 수 없다. 흐름이 뚝뚝 끊긴다. 하지만 번역이 문제가 아니더라도 물리학, 철학, 심리학, 언어학적 소양이 부족한 내가 부드럽게 읽어낼리가 만무하다. 비유와 은유의 수사는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우리의 소화력을 높이려는 시도정도로 여기면 되겠다. 이 책에 관하여 간략하게 말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이해했다고 말 할 것인가?"에 대한 긴 글이다. 열과 성을 다한 리뷰를 남기려는 시도는 미답에 붙여두고, 쉽게 이해가 가능했던 한 부분을 발췌하려 한다. 유럽의 물리학자인 하이젠베르크와 미국의 실증주의 물리학자와의 대화다. '메타'라는 접두어는 그 다음에 오는 개념을 문제삼는다는 뜻, 즉 해당되는 영역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더보기
말벌공장, 이언 뱅크스. 평소에는 책을 읽고 나서 무언가를 쉽사리 남기지 못한다. 생각의 꼬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고, 그만큼이나 질기고 긴 생각의 꼬리를 싹뚝 잘라내고서 무언가를 적어 남기는 것은 마치 '나'의 사고의 지평을 한정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하지만 이언 뱅크스의 『말벌공장』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한가지 무늬의 인상을 각인시켰다. 소설이 끊이지 않는 묘사와 서사 그리고 상징으로 독자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말벌공장에서 이언 뱅크스가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다. 사회적인 성性과 육체적인 성性, 그인 동시에 그녀인 주인공 프랭크는 무엇일까. - 이하는 스포일러가 강하고 개인적인 관점이 강하게 개입되어있기에, 책을 읽기전에는 접하지 않기를 바랍니다.ㅋㅋㅋ 책의 말미에 이르러 문득 서양에 있었던 한가지.. 더보기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키스 젠킨스 저, 최용찬 역. 역사를 읽는다, 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대학 곳곳에서 필독서로 꼽히며 역사란 무엇이며, 역사를 바라볼 때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를 설파한다. 왜 역사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할까? 나의 짧은 생각에 사실 역사를 어떻게 보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역사를 보는 나의 입장을 정립하는 것이 인생살이 속에서 관계정립과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너무 추상적인데, 사실 잘 모르겠어서.ㅋ). 하지만 이런 저런 생각없이 호기심에서 펼친 책은 실상 "역사는 뭐?"에 한정되지 않고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사유방법과 자세를 가르쳐 준다. 오랜만에 쾌감을 주는 책이었다. 키스 젠킨스(Keith Jenkins)의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원제:Re-thinking H.. 더보기
페레이라가 주장하다, 안토니오 타부키. 추천에 이끌려 읽게 된 『페레이라가 주장하다』는 포루투갈에 대한 이야기다.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 군부가 스페인 북쪽의 작은 도시 게르니카를 무차별폭격한 학살을 그린 그림이다. 책과 크게 관련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소설의 한 일익을 담당한다. 1차 대전 이후 극심한 경제난과 혼란 속에 있던 유럽의 국가들은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과 함께 도미노와 같이 하나 둘 쓰러져 간다. 극심한 경제난과 불안 속에서 등장하는 세력은 항상과 같이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갖춘 속칭 영웅이다. 혼세를 헤치고 영도하는 이도 영웅이고, 시대의 혼돈을 이용해 군중을 선동하는 이도 영웅이니 알고보면 지나고 나서 승리했는가 패배했는가에 따라 히틀러가 되기도 하고, 이승만이 되기도 하나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