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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4 디스크 환자의 통증일기 2 보면 우리가 섬기는 기쁨이 우리를 기뻐할까 날지 않기로 결정한 새에게 우리는 가혹하게 군다 회복기의 환자에게 요구한다 일어나 걷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태양에 기뻐하라고 어서 눈 뜨고 저 달빛도 보라고 보면 어둠은 본 사람을 제단으로 삼는다 제물 된 것이 몸 위에 얹혀 있다 난도질하기 태우기 연기를 크게 피우기 ...... 몸 위에서 어둠은 자유롭다 우리가 잠든 사이 몸 위에서 많은 일이 벌어진다 가끔 잠들지 않은 사람에게도 그렇게 한다 - 희망은 사랑을 한다, 김복희 1.김복희 시인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한 친구와 서점에 가서 소개를 받고 책 날개를 젖히자 마자 사겠단 결정을 했다. 시인의 말에 강한 인상을 받아서인데 그 문구는 이러했다. "나는 아주 투명하게 들여다보이고 싶다" 2.[보면]이란 시를.. 더보기
책 [부디, 얼지 않게끔], 강민영, 자음과모음 [부디, 얼지않게끔], 강민영, 자음과모음 1. 한 때 나의 상사였던 분께서 친히 집필하신 책이어서 권력관계가 다소 느껴져서 뭐라고 리뷰를 해볼까 고민을 하다가. 뭐랄까 대학 시절 "왜 문학소설을 읽어야 하냐"는 질문에 최현무 교수였나.. 누군가가 말씀하시기를 "문학을 읽으면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내성이 강해진다"라는 식으로 말했던 거 같다. 돌이켜보면 문학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은 없지만, 하나의 완성된 타인의 삶을 읽는 행위로 나의 물리적인 시간이 채워지고, 애써서 하는 독서가 나의 좌표를 감각하게 해서가 아닌가 하면서 두루뭉술 적고는.. 2. 작품은 "부디, 얼지 않게끔"이라는 제목처럼 조심스럽게 정온동물인 닝겐들이 사는 세상사를 요리조리 보여주는데, 이를 보는 주인공둘인 희진과 인경은 정온동물이 .. 더보기
책 [유빅] 필립K.딕, 폴라북스 [유빅] 필립K.딕 저, 김상훈 역, 폴라북스 1. 지금의 나에게 sf영화의 최고봉을 꼽으라고 하신다면 기억력이 좋지 않고 유희를 즐기는 탓에 최근에 본 작품들 위주로 이야기를 할 것인데, 충분한 검증을 압도적인 스펙터클로 영상화해 사람을 휘어잡은 뒤 훈훈한 가족애로 마무리를 하는 나 종족간 차별이 없는 은하계를 꿈꾸며 우리 은하 알파 분면을 활주하는 사실상 '유토피아'인 행성연방의 스타플릿이 모험으로 눈을 끝없이 즐겁게 해주는 같은 기술발전으로 인류의 희망이란 횃불 아래 그림자가 사라진 작품들을 꼽을 거 같은데... 그럼에도 마음 속 한 켠에는 뿌리를 잊지 않은 염세주의 탓에... 2.역시나 내 취향은 이분이셨다. 필립K.딕. 그분의 작품들은 영화로 다수 제작되었고, 어두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여 존재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