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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5 달리기 한강에 반짝이는 주렴을 드리운 윤슬. 시푸른 하늘 더보기
책 [광장] 최인훈, 문학과지성사 최인훈의 광장은 어릴 적 집에서 읽고, 학교 도서관에서 읽고, 그러고도 책을 여러번 샀는데 찾을 때마다 책이 없어서 그랬어. 다시 책을 초대하면서 집 문 앞에 덩그러니, 나를 기다린 책을 집어서 첫 문장을 읽고 읽고 다시 읽고 잠시 생각에 빠진 후, 그제서야 최인훈 작가가 이명준을 위해 광장의 첫 문장을 여러 번 다시 쓴 이유를 짐작하게 만든 최인훈이 남긴 변주, 그 세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이거 일할 때 쓰는 문체인데..). 첫 번째.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척이면서 숨 쉬고 있었다. 두 번째. 바다는 숨쉬고 있다. 크레파스보다 진하고 육중한 비늘을 뒤채면서 세 번째.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내 맘에는 혹시나 역.. 더보기
책 [나는 고발한다] 에밀졸라, 책세상 (187면)힘센 사람이 될 수 없기에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은 때로 참을 수 없는 위선입니다. 더보기
책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창비 불면의 공포는 주정뱅이에게 사치지만, 잠시 잠들어 꾸는 꿈은 고약하다. 꿈 속에서 버무려진 기억은 아주 고약한 어떤 일을 바라게 되고, 바라다 허무해지고, 어이없이 허무하여 바라볼 것이 없게 되자 깨어나서는 모든 희망을 끊어버리게 되는 그런 망함과 소망과 허망과 절망으로 간을 한 담담한 시래기국 시래기 가닥같이 진하고 오밀조밀한 단편 중에서 "봄밤"이 특히 좋았는데, 영경의 외출을 허락한 어느 봄밤이 수환과 영경에게 마지막 밤이 된 장면에서 허물어지고, 기억으로만 남은 둘을 보면서 벌써(?) 마지막 페이지라는 서글픔에 잠겼다. (장편인지 알고 빠져들어 읽었는데 단편일세) (168면)"이를테면 과거라는 건 말입니다" 마침내 경련이 잦아들자 그가 말했다. "무서운 타자이고 이방인입니다. 과거는 말입니다, 어.. 더보기
책 [애도일기] 롤랑바르트, 이순 마망을 잃고 롤랑바르트가 남긴 죄책감, 슬픔 그리고 괴로움의 기억은 사회화된 애도의 방식이 필연적으로 지니고 있는 균열을 삐집고 나온 고유한 슬픔의 감정이었고, “슬프기만한 수많은 아침들”이라는 글귀는 엄마가 죽은지 2년을 겪어 표시된 마지막 애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