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가 동쪽이었다니, 동트는 걸 알아보는 걸 보니 요 며칠 술을 덜먹은 덕인데 마침 “혈중 알콜농도 0.05%, 약간만 취하면 인생은 축제다.” -어나더 라운드 라며 ㅋㅋㅋㅋㅋㅋㅋ 이 영화는 봐야해ㅋㅋㅋ

*혈중 알콜 농도 0.05%면 내 체중에 소주 2잔, 위스키 1.2잔(뭐가 한 잔인데…?), 맥주 500ml라고 허고,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판단/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상태라는데 그럼 나는 한 달 중 며칠을 능력저하상태로 사는 거지…라고 생각하다가, 저기 골목 가게에서 술먹고 나온 사람들 중 대부분은 0.05% 초과일 거니깐 하면서 괜시리 자기 위안 한 번 하구

- 여튼 헤비스모커가 당근 먹으면서 담배 안피는 이야기

10일차

22.1.9. 20:43

엄마는 독실한 카톨릭신자고, 어릴 적에는 나는 그 반동으로 튀어나가는 삶을 살아왔다. 과감하고 헌신적인 지향과 적극적이고 치기어린 지양의 충돌로 한 20년간 다투게 되었다는 그런 사실. 이젠 서로를 이해하게 됐는지 엄마가 양보를 했는지 모르지만 대화를 이르렀는게, 엄마의 사랑에 대한 담론은 “완성은 말뿐아니라 행동과 말과 눈빛과 손짓으로 구성된다는 것”. 이 말에 담배를 안 필 수가 없어서 전화를 끊고, 500ml 물 한 통을 사서 원샷을 했다.(요새 읽는 책에 옥시토신을 주요 소재로 삼는데 같은 내용이 있음..)

22.1.9. 22:36

숨이 들쑥날쑥해서 위스키 향으로 코를 마비시키고자 1잔 따라서 처묵처묵

11일차

22.1.10. 23:18

누구랑 누구랑 싸운 이야기를 듣자마자, 머리속에 터지는 폭죽놀이가 요란스러워서 담배를 안 필 수가 없기에 사이사이에 딸기잼을 바른 에이스를 3단으로 쌓고, 초코스틱에 초코를 냅다 발라서 먹고, 발베니 위스키를 계속 마셨더니

담배를 안폈다. 스트레스가 니코틴을 부르는구나(니코틴은 두뇌의 보상순환계에서 도파민 준비를 증가시킴. 행복감을 가져다 주는 그놈의 도파민..)

13일차

22.1.12. 21:39

두통은 거의 없다. 간혹 담배가 너무 피고 싶다. 머리 속에 담배생각으로 가득해서 잡념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문득 아무말을 적었다가 되돌아보고 수정하다 그러다가, 가끔 그런 상태다.

14일차

22.1.13. 9:24

어? 두통 없어짐. 그런데 귀가 심심할 때 이어폰을 찾듯 폐가 심심할 때(?) 담배를 피고 싶은데 안핀다고 죽을 거 같진 않음. 아마 이번이 금연일기 마지막일듯.

*당근 협찬:제주 구좌 흑당근(돌꽃노동법률사무소 김유경 노무사)

Posted by namit

댓글을 달아 주세요


헤비스모커가 당근 4개째 부셔먹으면서 담배 안펴본 이야기.

당근을 먹은지 4일차에 달리기 기록이 좋아졌는데, 금연 8일차 덕인지, 두통 6일차때문인지, 다이어트로 우주에서 내 질량이 줄어든 탓인지.. 짧은 거리를 뛰어서인진 모르지만, 더 빠르게 뛰게 생김

우리 삼실에는 온갖 비품이 다 있는데 가장 놀라운 발견은 감자칼(..왜죠..?) 당근 예쁘게 깎아 먹으면서 담배 피지 말라는 계시인가 했는데, 곧 복리후생으로 제주 구좌 흑당근을 맞이해서 난 천상 삼실토끼가 될 예정(in 돌꽃노동법률사무소)

5일차(내가 토끼다. 하루 일당근 갉아먹기 시작)

22.1.4. 9:28 출근길 오늘은 두통만 있고, 취한 아찔함은 전혀 없어서 다행이다

22.1.4. 10:28 하 담배 피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두통도 심하고, 집중력 감퇴도 심해서 담배를 펴야하나 싶다. 그러니깐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고통.. 이러다가 일 주일 밖에 못 끊은 걸 아쉬워하지 않고 일 주일이나 끊었다고 졸라라 좋아하게 생겼다

22.1.4. 14:11
서면을 써야하는데 집중력 감퇴, 생산성 저하, 업무 소요시간 증가, 전반적인 상태 불량

6일차(진통제 섭취 시작)

22.1.5. 8:39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두통이 심했다. 어제 자기 전에는 내일은 고통이 없겠네(?)라고 생각했으나 마침네 오늘은 아침부터 찌릿하게 뒷목을 찌르는 느낌. 달리기를 하려 했으나 허리 상태가 안좋아서 달리기를 못함

22.1.5. 8:55
담배향을 맡고 싶은 욕구보다 이 고통을 피하고 싶은 욕구. 역시 인간의 행복은 행복을 키우기보다는 고통을 줄이는 데에 있다는 에피쿠로스(근데 이게 사람이냐 학파냐 아직도 모르니 앞으로도 모르겠지)의 말씀이 떠오르면서 쾌락은 고통의 부재에 있으니 단기적으로 난 담배를 펴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담배를 안피는 게 고통을 더 줄일 수 있을테니깐 좀만 더 안피자

22.1.5. 13:12
손을 씼었다. 손바닥이 뽀송한 느낌이 든다.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졌다는 착각이 들 정도(?) 이정도면 이세계를 넘어 다중우주가 금연을 하는 나를 바라봐 준다고 여기는 망상 수준

22.1.5. 22:44
와 나 아직 담배 안핌. 금연한 사람 중 1/4가 겪는다는 두통이 심함. 이유는 뭐.. 내 의존증이 심했단 거니깐 니코틴 패치는 안붙이고, 타이레놀을 먹음. 이 두통이 멈추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 들려고 함.

7일차

22.1.6. 5:41
담배를 끊으니 아침 기상이 상쾌해졌어요. 네^^ 그래서 5시에 일어났답니다.ㅅ

22.1.6. 12:12
식사를 마치자 마자 두통이 쎄한 것이 몸이 니코틴 흡수 시간을 기억하나보다

22.1.6. 14:01
오 주여 이 어두운 시기를 사랑으로 위로하시고, 당신의 담대함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아멘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 중)

8일차(인지부조화)

22.1.7. 8:51
왜 입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 거 같죠… 드디어 몸이 인지부조화를 겪나요..

22.1.7. 10:25
두통 6일차에 접어드니 괴롭히는 두통 친구라도 있다 없으면 서운하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

22.1.7. 12:55
식후땡 시간에 어김없이 두통 개시, 진통제 섭취

*지난 연말 16일간 하루 빼고 연속으로 음주, 지난 17년간 쉬지 않고 누적해서 흡연 하다. 스스로 무절제에 족쇄를 채우고자 우선 담배를 안피다. 보니 금단현상으로 두통이 과해서 고통받다

Posted by namit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파이채굴러 2022.01.11 1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파이채굴러입니다.
    요기조기 구경다니다가 들어왔는데,
    포스팅 진짜 잘하시는거 같아요.👍👍👍
    저도 배워갑니다.
    시간되실때 제 블로그도
    한번 들려주세요.🤗🤗🤗

지난 연말 16일 동안 하루 쉬고 연속 음주를, 지난 17년 동안 내키는 대로 참지 않고 흡연을 이렇게, 어떤 이유든 만들어서 무절제하게 살다가 이제는 내게도 절제력이 있다는 징표를 확인하려 시작한 금연. 하루 1갑 가까이 피웠고, 술 먹으면 더 피운 17년 간의 중독의 역사에서 탈출해 보겠다며 시작했는데 4일차에 두통과 집중력 저하가 현저해서 도저히 서면이 손에 안잡혀서 블로깅 중... 금연 시작 이후로 소재거리가 떠오를 때마다 닥치는대로 메모장에 적는 중인데, 이렇게 푸는 중. 주제는 금연과 금단 현상

새해맞이 헤비스모커가 담배 안피는 이야기

1일차(??)

21.12.31. 11:30 담배 참기 시작. (하루 날로 먹어서 기분좋게 시작)

2일차(??)

22.1.1. 13:00 최초로 흡연욕. 왜 안피지 그냥 피면 좋은데 왜 굳이 안피지 라는 생각이 들었음

22.1.1. 17:20 십분 단위로 담배가 피고 싶다는 생각이 듦. 근데 안핀다고 힘들지는 않음

3일차(두통시작)

22.1.2. 12:39 두통이 좀 오는데? 이거 컨디션 저하? 아니면 담배 못펴서? 담배 안핀다고 힘들지는 않음

22.1.2. 14:25 계속 졸립고, 두통도 간헐적, 머리의 왼쪽 가운데 움푹 페인 데가 아픔

※ 금연 중 두통의 원인은 니코틴 흡수를 멈추면서 혈액 순환의 속도가 늦춰졌기 때문이라는 1썰과 폐에 흡수되는 산소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2썰이 있는데 둘 다 맞는 거 같긴한데 약간 모순같기도 하지만 논문까지는 못찾아보겠고..


22.1.2. 17:10 눈이 침침한 느낌인뎁쇼…? 눈을 감고 눈동자를 굴리니깐 눈알에 거친 부직포를 달고 눈깔을 비비는 느낌인댑쇼..

4일차(…?)

22.1.3. 9:20 아침에 일어나서 담배를 피던 10분의 시간이 여백으로 남아 양말을 신고 벗고 다시 신었고, 목도리를 맸고 풀고 다시 맸고, 화분을 양지 바른 장소에 두어도 시간이 남아 옛 엽서를 읽었다.

22.1.3. 13:05 오후 금연도 시작해볼까. 일하러 온 게 아니라 금연하러 온 기분의 느낌적인 느낌

22.1.3. 16:39 퇴근 21분 전, 담배를 안피는 이유는 나의 절제력에 관한 부분이어서, 안피는 거다. 금단현상으로 살짝 취해있는 기분에 눈이 반쯤 감겨있는데, 이 눈이 조만간 뜨일 거라고 믿지 않을 수 없다. 이  무거운 공기로 가득한 어두운 통로의 끝을 상상하지 않으면 결코 절제력이 발휘되지 않기 때문이다.

Posted by namit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22년 첫 영화는 돈 룩 업. 지구로 떨어지는 혜성을 마주보며 look up을 외치는 세력과 Don’t look up을 외치는 착시 세력 사이에는 유혈이 낭자한 폭력 한 점 없었기에 이 영화는, 돌고돌아 둥글고 서로 부서지지 않아 단단해서 우스꽝스럽다. 진지한 비즈니스맨의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사기, 비즈니스맨을 쫓는 “다 잘 될 거”라던 정치인의 왜곡 등등의 코미디로 조소를 자아낸다. 그래도 비열과 비참은 없어서 날이 서지 않아 마음 한 켠에는 안정이 있었고, 그렇게 보던 이 영화 중 최고의 장면은 영화 초반부에 제니퍼 로랜스가 “재밌으면 안되는 거에요”라고 했던 대사를 돌이켜 코디미를 쪽 뺀 후반부의 기도 장면이었다. 가공식품과 전기를 누린 현대인의 (아마도 마지막일) 기도 장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 전능하신 주여,
오만한 저희가 은총을 구하나이다.

의심 많은 저희를 용서하소서

또한 주여
이 어두운 시기를 사랑으로 위로하시고,
무엇이 닥쳐오든
당신의 담대함으로 받으들이게 하소서

아멘”

Posted by namit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강에 반짝이는 주렴을 드리운 윤슬. 시푸른 하늘

Posted by namit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