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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몽당리뷰 [미안한다고말하기가그렇게어려웠나요], 이훈구, 이야기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이훈구, 이야기 1. 절친이 초5 때 절절하게 읽어 손때가 묻은 책을 빌려줘서 읽게 된 책인데 2000. 5. 21. 있었던 부모살인의 행위자 이은석에 대한 이야기다. 읽기 전에는 ‘살인자에 대한 책인데.. ‘라며 망설였으나 첫 페이지를 넘긴 후로는 쉼없이 읽었다. 법은 가해자 이은석이라고 호명했지만 저자는 세상의 학대를 당한 주인공인 이은석을 피해자라 보며 분석한 글이다. 2. 저자는 심리학 이론에 주인공의 삶을 비추어 이 사건은 정당방위로 보아야 한다며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뇌에서 점화된 도식에 의해 행동을 수행했기 때문”에 “비의도적인 행동”으로서 “그의 죄는 무죄”(231면)라고 주장한다. 여기까지 읽고서는 ‘자유의지는 없다’며 유명해진 이 떠올랐는데 자유.. 더보기
몽당몽당리뷰 [성] [성], 카프카, 이재황 역, 열린책들 1. 카프카의 미완성작인 성은 나에게 읽는 동안은 고통이었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뒤부터는 혼란이 되었는데... 2. 고통의 이유1은 토지측량기사(landmesser)로 불리며 입성해 자신의 신분을 보장받으려는 시도가 갈 길을 잃으면서 지쳐가는 K에 대한 연민. 고통의 이유2는 불투명한 관료제에서 쏠린 권력과 상실된 인류애로 희망없는 성으로 가는 길. 고통의 이유3은 주인공들이 대화라고 적어두고는 독백마냥 몇페이지동안 쏟아내는 대화에 떨어지는 나의 이해도 3. 그렇게 파멸의 고통 속에서 미완성작이라 마지막이 없는 독서를 마치고, K가 실상은 토지측량사가 아니라 떠돌이(landstreicher)로서 모두를 속이려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는 문장을 읽고는 혼란의.. 더보기
느와르, 추악이 이끌어내는 일말의 환상「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James M. Cain, 민음사.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우편배달부가 문을 두 번 두들기는 옛 전통이 있었다. 지금이야 빨간 우체통의 낭만이나, 손으로 쓴 편지의 낭만따위야 개나 줘버리라지만,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가 출간된 1930년대에는 여전히 우편배달부의 로망이 있었을 것이다. 오랜 친구로부터의 안부 서신, 타향살이를 하는 자녀로부터의 편지, 잊었던 옛 연인의 손글씨까지.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기 전의 시대에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물성을 바탕으로 했다. 모든 매개체에는 무게가 있었고, 시간은 거리에 비례해 소요되었던 것이다. 각설하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영국과 아일랜드의 전통은 손에서 빠져나간 우연한 기회를 말한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렸고, 집주인은 모른다. 이제 우편물은 집주인에게 당도하는 때는 다음 기.. 더보기
대마불사의 철학,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고「멜트다운」, 오시카 야스아키, 양철북. 재미가 없어서 사회과학 서적을 겁내 싫어해왔다. 그런데 읽어보니 몰랐던 부분을 알게되는 흥미로운 부분이 있더라. 이 책 「멜트다운」은 망하지 않는 대마의 이야기, 바둑돌을 던져도 대마는 죽지 않는다는 대마불사의 이야기다. 여기서 대마는 도쿄전력을 비롯한 일본의 원전 세력이며, 불사는 망하지 않고 주주와 채권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도쿄전력의 현황이다. 요시다 소장은 그때 영화 을 떠올렸다. 제인 폰다가 주연한 영화는 미국의 원전이 멜트다운되는 사고가 일어나 녹은 연료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국까지 뚫고 간다는 원전사고 공포를 묘사했다. 핵연료가 녹아내리면 엄청나게 높은 열로 원자로 압력용기나 격납용기를 관통하게 되고,외부로 방사성물질이 흘러나가게 된다. p.131 은 핵연료의 위험성을 그린 영화의 제목이다... 더보기
우리는 과연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플라스틱 바다」, 찰스 무어, 미지북스 un livre doit être la hache qui brise la mer gelée en nous.한 권의 책은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해. 카프카가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 중 내면의 얼음을 부수라는 이 어구 이제 지겹지 않은가?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 이 도끼가 부순 얼어붙은 바다는 다시 우리에게 흐르는 속살을 보여줄 것이다. 미지북스에서 나온 「플라스틱 바다」는 과연 얼어붙은 바다를 부술 수 있을까? 실은「플라스틱 바다」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이야기는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에 덮여버린 바다, 태평양의 어느 곳에 위치한 현실 속의 바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사방이 반짝이는 물결로 가득해야 할 바다의 표면에는 플라스틱이 넘실댄다. 저자 찰스 무어는 어느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