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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로, 발터 벤야민 저, 김영옥 윤미애 최성만 역, 길 출판사. 가끔은 참을 수 없는 전달의 욕구에 손가락이 흔들흔들, 아마 좋은 것은 나눠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가. 일방통행로, 사유이미지에는 단편적인 소재에 관하여 직관적인 통찰이 담겨 있다. 재미있다는 아니지만 지적인 경이로움에 대한 경탄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랄까. 하지만 이 글 난해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어떤 면에서는 뻔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읽는 이의 생각의 양은 읽는 이의 숫자만큼 많다. 공사현장 아이들에게 맞는 대상 - 시청각 교재, 장난감 혹은 책 - 을 만드는 일에 대해 지나치게 골머리를 앓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계몽주의 이래로 그것은 교육학자들의 가장 케케묵은 생각 중 하나다. 심리학에 매료된 나머지 그들은 이 땅이 아이들의 주의력과 연습을 위한 비할 바 없는 대상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지 .. 더보기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 저, 김용준 역 현상을 어떻게 관찰해야 하며, 이해란 무엇인가에 관한 글이다. 사실 번역이 탁월하다 할 수 없다. 흐름이 뚝뚝 끊긴다. 하지만 번역이 문제가 아니더라도 물리학, 철학, 심리학, 언어학적 소양이 부족한 내가 부드럽게 읽어낼리가 만무하다. 비유와 은유의 수사는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우리의 소화력을 높이려는 시도정도로 여기면 되겠다. 이 책에 관하여 간략하게 말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이해했다고 말 할 것인가?"에 대한 긴 글이다. 열과 성을 다한 리뷰를 남기려는 시도는 미답에 붙여두고, 쉽게 이해가 가능했던 한 부분을 발췌하려 한다. 유럽의 물리학자인 하이젠베르크와 미국의 실증주의 물리학자와의 대화다. '메타'라는 접두어는 그 다음에 오는 개념을 문제삼는다는 뜻, 즉 해당되는 영역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더보기
밤은 노래한다. - 김연수. 고개를 들어보니 고동색 군복에 각반을 찬 일본 병사들이 구령 소리에 맞춰 내 옆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죽음이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는 듯. 죽음이 지척에 있는 곳에서 청춘은 거추장스럽기만 했다. 죽음이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인 곳에서는 누구나 임종을 앞둔 노인일 뿐이다. 총성이 그치지 않는 만주에서 우리는 누구나 노인일 뿐이다. 이 세계가 청년들에게 가혹한 세계라면, 죽음에서 가장 멀리 있는 청년들 마저도 노인으로 만들어버리는 세계라면, 내가 몇 명을 조금 일찍 죽인다고 해서 무슨 상관이 있으랴. 반쯤 죽은 자들과 반쯤 살아 있는 자들이 함꼐 살아가는 세계라면, 삶과 죽음이 서로 자리를 바꿔가면서 이뤄내는 세계라면 인간을 죽인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더보기
칼의 노래, 김훈 외 짬뽕 나는 강하지 않다. 이 문장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책장을 훑었다. 한눈에 들어온 책이 김훈의 칼의 노래, 이순신의 이야기였다. 이순신을 해전의 천재라고 한다면 내 책장에는 두명의 천재가 앉아있다.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 그리고 이순신. 실재했던 그들은 누구였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1년 10년 100년 1000년 실수로 1000년까지 올라갔다. 뭐 별거 있으랴, 이순신이고 모차르트고 지금 태어났다고, 10000년전에 태어났다고 그 고독을 이길 수는 없었을 거다. 나는 죽음을 죽음으로써 각오할 수는 없었다. 나는 각오되지 않는 죽음이 두려웠다. 내 생물적 목숨의 끝장이 두려웠다기보다는 죽어서 더 이상 이 무내용한 고통의 세상에 손댈 수 없게되는 운명이 두려웟다. 죽음은 돌이킬 수 없으므로, 그.. 더보기
마광수 - 사랑받지 못하여 외설이냐 예술이냐, 미친 교수,윤기가 뚝뚝 떨어지는 빨간 메니큐어 바른 손톱,손톱이 박힌 피부 틈으로 흐르는 더 빨간 피.페티쉬나 가지고 있는 점잖지 못한 마광수씨의 시를 읽으면,영감도, 할멈도, 부자도, 빈자도, 그 누구라도 손톱이 박힌 피부에서는 새빨간 피가 흐른다.사랑이 고픈, 우리는 왜 서로를 구분하고,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말하지 못할까.개처럼 섹스하고 싶다.라는 마광수의 시가 떠오르지만 (제목이 이게 맞을 거다.-_-)올리는 시는 다른 시. 출처는 貴骨 마광수, 사랑받지 못하여. 님이여, 저는 아주 키가 작은 나무이고 싶어요.우리들은 모두 다 외로움의 대지에뿌리를 깊이 내린 나무들입니다.나무들은 모두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려고몸부림치고 있어요.그래서 대지와는 정반대방향인 하늘만을바라보고 있지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