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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광장] 최인훈, 문학과지성사 최인훈의 광장은 어릴 적 집에서 읽고, 학교 도서관에서 읽고, 그러고도 책을 여러번 샀는데 찾을 때마다 책이 없어서 그랬어. 다시 책을 초대하면서 집 문 앞에 덩그러니, 나를 기다린 책을 집어서 첫 문장을 읽고 읽고 다시 읽고 잠시 생각에 빠진 후, 그제서야 최인훈 작가가 이명준을 위해 광장의 첫 문장을 여러 번 다시 쓴 이유를 짐작하게 만든 최인훈이 남긴 변주, 그 세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이거 일할 때 쓰는 문체인데..). 첫 번째.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척이면서 숨 쉬고 있었다. 두 번째. 바다는 숨쉬고 있다. 크레파스보다 진하고 육중한 비늘을 뒤채면서 세 번째.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내 맘에는 혹시나 역.. 더보기
책 [돈의 인문학] 김찬호, 문학과지성사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광고에 눈이 휘둥그래져서 그 뒤에 숨겨진 목숨값이란 상실감은 희석됐고, 돈은 지불능력을 뽐내면서 인간에게 연대없이도 이루어지는 교환과 협업능력을 자랑한다. ‘축적의 과정을 감추고 결과인 화폐의 교환가치가 일원화한 세계를 절대적’이라고 여기기도 했는데, ‘정성,성의,관심,시간,지혜를 축적한 사랑이 세상을 만든다’는 태도를 상기하니 차분해졌다. (168면)양파를 파는 어느 노인에게 가격을 묻고 10센트라고 응답을 받아서 모두 사면 얼마냐고 물었다. 노인은 뜻밖에도 한꺼번에 팔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고 물었다. 노인은 “양파만 팔려고 나온 게 아니고, 인생을 살려고 나온 거야. 이 시장을 사랑하고, 북적대는 사람들이 좋고, 햇빛과 흔들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해. 친구들은 인사를 건네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