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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장

비행기타기 사나흘전에

가족이 술을 먹고 있었다. 치킨집에서 먹는데 원래 한국사회는 온 사람들끼리 이야기하지 막 다른 테이블에서 말걸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잖아. 근데 갑자기 누가 이테이블저테이블 다니시더라,
 
"안녕하세요, 이번에 출마한 한나라당, 똥아무개입니다." 

옆 테이블에서 말을 엄청 많이 하셔서, 여기는 안오시겠지 하고있었는데, 결국 오시더라. 나 괜히 이상한거 들으면 나이도 많으신 영감분한테 짜증낼까봐 기분도 거시기해서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다행이도 그 타이밍에 우리가족은 나가게 됬었다. 그렇게 막 나가려는데, 이건 또 뭐임. 당신하고 이야기하고 싶었으면 제가 그 때 나가겠냐고요? 인사하러 오실때까지 기다렸겠지. 어쨋든 그 영감 갑자기 허리를 한90도는 좀 안되게 79도 정도 숙이시면서 우리보며 하시는 말이, 

"저 숙대교수했습니다." 

"풉......."
"큭......."

나 정말 순간 진짜 빵터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영감이신데 어린놈이 대놓고 웃어서 미안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교수하면 정치하는 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감 그렇게 할말이 없으셨어요? 차라리 이렇게 외치지, "서민을 위한 정치, 제가 하겠습니다." 
한국정치, 바닥부터 역시 이정도 수준임.


근데 이게 궁금한건 저때부터 선거운동해도 되는거임? 
어쨋든 "똥아무개"님 이름은 모르지만 급 호감 상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랑 웃음포인트 맞는 분이심.

p.s 아 불쌍한건 한국사회에서 뭣모르고 열심히 사는 중생들. 
     사실, 공격을 당했던 그게 음모던 뭐던 우리가 궁금한건 내가 오늘은 얼마나 일을하고
     내일은 어떤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을까인데 사실 지나가는 가쉽,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잖나.
     내가 나가 싸우자고 해서 싸울 것도 아니고, 내가 싸우지 말자 해서 안싸울 것도 아니고.
     어짜피 맘대로 할거면 말을 말던가, 유일한 관심거리는 자기네 뒤지기전에는 권력을 양도할 수 없다는 마인드

     결과가 어떤식으로 진행되던 기득권을 잃을까 걱정스러워 고민하는 윗대가리분들 때문에
     고생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힘들고 짜증나면 되겠냐. 
     난 관심도 없고 한국이라는 이름의 가치가 어느수준이던 전혀 상관없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더 고생하고 사는 거는 아니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