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도 중순이고 날은 어김없이 춥다. 1월 초 어느날 미친듯이 내리던 자연의 힘에 의해 잠시나마 멈추어있던 서울의 하루가 언제였다는 듯이 모두는 아침부터 바쁘게 "다소 불편하게 모셔다드리는 서비스"에 몸을 싣는다. 바쁘고 바쁘고 바쁘다. 나이가 들면 1년을 느끼는 속도가 먹은 n살의 n분의 1년이 된다고 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똑같이 멍때리고 앉아 있어도 내가 느끼는 체감 시간은 한시간이 예전의 십분 쯤 되는 기분이다.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잠시일 뿐이고 또 어느사이에 멈춰서서 멍하니 바라만 본다.

어제는 사랑니를 뽑아서 집에 일찍 들어갔고, 오랜만에 동생분과 함께 "지붕뚫고 하이킥"을 봤다.ㅋㅋㅋㅋ역시나 알콩달콩한 연애에 흥미진진하고, 허를 찌르는 스토리에 재미있다. 그리고 황정음으로 대변되던 소비, 게으름, 쾌활한 자신감의 이미지는 그녀의 삶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만족을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으로 변화를 시작하며 시트콤은 끝났다. 하지만 결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삶에서의 일반적인 성공을 목표로한다는 식의 대사는 없었다. 앞으로 황정음이 어떤 식의 변화를 만들어 갈지 점점 더 궁금하다. 결국 스펙과 자격증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세태에 훌륭하게 적응한 현대 1등국민을 만들어갈지, 조금 더 고민하는 방황하는 젊음의 생기 넘치는 영혼으로 남겨둘지, 혹은 내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제 3번의 답을 만들어줄지. 앞으로의 황정음의 삶은 바뻐질 것 같다. 하지만 그 바쁨이 지금 까지의 바쁨과는 달라질 것 같다.

황정음의 삶은 바빴던 삶은 할일이 많기에 바쁜것과는 달랐다. 그녀의 삶은 약속시간 2, 3분전에 기억이 나서 바뻤고, 정해진 시간을 의식하고 사는 삶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뻤다. 사실 그녀와 같은 캐릭터를 보며, 어제 친구가 읽던 책의 서문에 있던 아프리카에는 여전히 약속시간을 정하며 암묵적으로 그 전후 한시간이 만나자는 시간이라는 말과 인위적인 시계에 의해서 빼앗긴 자연의 시간을 따르는 지역이라는 식의 문장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근저에는 분명 아프리카의 원주민(원래 주민의 원주민)들의 이러한 인식이 담겨있다.

"당신이 기다릴 수도 있고 내가 기다릴 수도 있지만 그것이 뭐가 중요하지?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만난다는 것이고 내가 기다릴 수 있으니 당신도 기다릴 수 있잖아?" 말그대로 함께하는 삶이다. 배려가 없고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인간적이다. 그리고 시간은 말하는 화자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나와 관계하는 상대방을 만났을 때부터 시간은 둘의 관계속에서 흘러간다. 시계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가 즐거우면 오래, 즐겁지 않으면 짧게 오히려 자연스러우며 시계를 볼 필요가 없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배가 고프면 먹고 해가 지면 자면 된다.

황정음의 삶은 아프리카적이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난다. 먹고 싶을 때 먹는다. 그녀는 타인이 자신에게 쏟는 배려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너무 인간적이기에 그리고 사람으로써 필수적인 사랑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그녀에게, 사회는 너무나 인간적인 그녀의 자유로움을 정해진 틀에 얽매고 맞추려해왔고 그녀 역시 이제 스스로를 맞춰가려는 노력을 한다.

다른 이들과 같은 삶을 사는 평범한 그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러던 그녀가 어제는 공부를 하다가 잠들기위해 침대에 누웠고,
A : 마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공부를 할지 모른다는 걱정,
B : 누워 공부했던 것을 떠올리다 스스로 기억이 안나 다시 확인.

A일까? B일까? 그녀의 행보가 궁금하다.

나는 감성적인 글쓰기가 잘 안된다. 그래서 원인과 결과, 그리고 논거와 구성이 확실하지 않으면 글이 참 치졸하다. 그래서 확실한 글을 쓰려고 노력해야하는데 거 참 이건 논리비약 쩜.ㅋㅋㅋㅋㅋㅋ

Posted by na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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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권고마 2010.01.17 2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랑 B 이제야 이해가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