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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이/계속살기

경찰을 만나다. (1)

1.
경찰서에서의 하룻밤이랄까. 사건의 시작은 목요일 조교회식이었다. 몇몇 친구들이 정신줄을 놓고 있는 가운데
서강대 일명 '개골목'의 레이더스에 도착한다. 도착한 레이더스의 분위기는 역시나 다를 것이 없다. 가게에 발을 들이기 직전 L양이 제공한 자나치게 솔직한 fuck you!!질 덕분에 기분이 다소 좋았지만, 그 이상의 디오니소스적 광기가 기대됬던 술집의 '생각보다는' 침착한 공기에 다소 놀랐을 뿐이다. 술자리가 무르익고 역시나 들어오기 전에 다짐했던 맥주 한잔의 열망은 무너진다. 맥주잔에는 소주가 채워지고, 술기운을 빌린 친구들의 감정은 흥분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대꾸를 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알아들을 수 있는 다국어의 난무를 지켜보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자정을 훌쩍 넘어선다.

2.
결코 아날로그는 아니지만 근래에는 아날로그라 불리우는 핸드폰 액정에 00:00시가 찍히고,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분위기는 누군가가 외칠 한마디를 기다린다. "가자"  소리가 들리고 그리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게문을 나선다. 일행이 사방으로 흩어졌고 많이 취한 K양를 데려다 준다. 잡은 택시에 알 수 없는 전화벨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