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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개

경찰을 만나다 (2)

3.
전화기 진동의 울림이 점점 뒷좌석을 메우자,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궁금해졌다. K양의 것이 아니라 하니 그러면 누구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소리를 쫓아 눈길을 여기저기 옮기다보니 택시 바닥패널에 똑똑하신 은하수스맡흐혼이 앞으로 있을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소곳이 발광하고 계신다. 전화기를 주워들고 나름 아날로그 전화기를 쓰는 본인으로써 어색하지만 어색하지 않은 척을 하며 전화기에 스무쓰한 터치를 가한다. 예전부터 이름 완죤 촌스럽다고 생각하던 차에 만진 겔럯이 반대편에서 울리는 앙칼진 목소리를 듣자 기분이 그닥 좋지 않다. 그리고 짧은 대화가 오고간다.

4.
여 핸드폰 주으셨죠? 어디세요?
남 택신데요.
여 어디신데요? 가져다 주시면 사례할게요.
남 만원 주시면 가져다 드릴게요.
여 서강대 XX호프로 오시면 드릴게요.
남 그런데 지금 친구가 취해서 집에 데려다 주고 갈테니깐 기다리세요.
...............(중략)
여 2만원 드릴게요. 지금 가져다 주시겠어요?
남 2만원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으신 분이네요. 곧 가져다 드린다니까요.
여 제가 어떻게 믿어요? 지금 가져다 주세요.
남 제 번호는 010xXxxxxXXx에요. 가져다 드릴테니 걱정마시고 연락처 저한테 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