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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이/잠시살기

기억도 안날만큼 오래전.


기억도 안날만큼 오래오래 전에는 꽤 자주 맛있는 것을 먹다 새빨간 혀를 생고기로 만들뻔한적이 있었다.
정말 기억도 안날만큼 오래오래 전이어서 혀를 씹는 것은 마치 어릴적 나와 세상과의 경계가 모호하던 시절,
내가 걸어가며 전봇대에 부딪힐지 안부딪힐지 구분 지음이 중요하지 않던 시절,
그리고 단지 그 순간의 즐거움 혹은 기쁨에 푹 빠져서 전봇대가 앞에 있는지 없는지 전혀 중요하지 않던 시절,
그래서 자주 전봇대에 부딪히던 그랬던 시절,
그렇게 오래전 시절에나 있던 일이었더랬다.

그리고 그랬더랬던만큼 익숙했던 어릴적의 일상, 잊은지 오래였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혀를 씹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