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염치.

연습장 2012. 11. 1. 23:44

붉은 저녁의 태양은 크다. 태양이 원래 하얀색인지도 모를일이다. 어느 날 부터인가 유리로 덮인 마천루가 들어섰고, 그 사이로 새하얀 태양에 눈이 부신다. 터져나오는 빛과 그 뒤로 붉은 하늘, 눈이 부셔 태양을 바라볼 수가 없다. 하얗게 타들어간다. 태양의 빛줄기에 타들어가는 건물들 사이를 헤치고 나서는 버스에서 나는 우두커니 서서 바라만 봤다. 눈이 부시다고 생각할 찰나에 어둠이 깔리고, 익숙해질 즈음해서 다시 눈이 부시고, 다시 어둠이 깔리고 눈이 부시고, 어둡고 부시고, 그러다 보니 집에 왔다. 염치가 없어 부끄러운 나는 얼굴을 가릴 틈도 없다. 

Posted by na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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