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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이/프랑스

23042010

날짜 쯤이야, 이미 잊고 산지 오래. 마치 고딩된 기분, 그때 말고는 단 한번도 시간 맞춰서 아침에 꾸준히 어디 가본적이 없었다지. 아 재수때 추가,

어쨋든 한국이 아닌 땅에서 느끼는 게 많더랬다. 그런데 여기서 끝낼 일이 아니고, 한국이 아닌 땅이기 때문에 나는 내 행동에서 자유롭고, 9개월간 미래에 대한 고민은 언어에 대한 현실과 목표와의 괴리뿐이다, 물론 이건 아마도이긴 하지만. 

이제 한달은 아직 안됬지만 즈음되서 한번 느낀 것 좀 씨부려 볼란다.

1/
외국인이라 함은 보통 한국인이 아닌 사람을 지칭하지만 왠일인지 여기서 내가 외국인이라 지칭하는 사람은 "나"뿐인 느낌이다.

2/
머리가 검던, 누렇던, 하얗던, 갈색이던, 결국 똑같은 사람이더라.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의 경험을 했고, 얼마만큼의 생각을 하고 느끼고 사는가의 문제. 아쉽게도 난 별로 경험한 삶이 없었더라.

3/
아랍의 석유왕들은 생각보다 친해지기 쉽지 않은지 알았는데, 이 동네 문화상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커서 그랬던 것이지 남자애들은 말하는 주제도 참 고만고만하고, 개그포인트가 비슷하다-_- (참고로 아랍어 ca va는 쇼콯랑 de rien 아-팧ㅇ정도라더라?? 성조가 있다.)

4/
한국인들은 외국에서 한국어를 안쓰면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기는 어디고, 난 누구냐; 나 일본인 아니면 중국인인듯; 아 대만인 추가. 한국인한테 일본인이냐는 소리까지 들음. 그냥 우리반에 일본애들이 많아요.

5/
물가가 죠낸 비싸다. 한국생활비의 정말 딱 1.5-8배 뭐 GDP 차이가 그정도 된다고 하더구만, 내 모국땅에서는 듣기만했던, 느끼지 못했던, 한국이라는 나라이름의 가치, 낮다. 정말 별거 아닌 나라다. 그런 낮은 네임벨류에도 불구하고 또 정말 신기한 나라. 소수민족 먹여살리시겠다고 모국에 대한 이만큼의 자긍심을 제공해 주신 위정자들께 감사할 다름.

6/
어딜 가나 말많이 하고, 많이 웃는 사람을 싫어하는 동네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body language는 세계 1번 공용어. 난 무려 "어딜가나", "세상 어디에도 없다"라고 두번이나 강조함.

7/
한국사람은 나이를 물어본 후에 반드시, 그다음에 하는 말이 있다. 
"제가 형, 누나, 오빠, 언니, 동생이네요"  나이가 권력이 되는 참 편한 나라.

8/
3주나 지났는데 아직도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을 먼저 하는 이 습관, 사실 못알아들으니깐 생각하는 거겠지만서도, 단기 암기력은 좀 뛰어난 것 같지만ㅋㅋㅋㅋㅋㅋ 민첩성이 너무 떨어진다. 결국 말은 민첩성. 

p.s. 나도 인터넷을 매일했으면 좋겠지만, 값이 비쌈. 아 근데 아직도 왜 천안함 가라앉았는지 정확히 모르는거? 정말, 짱인거 같음. 딴거는 다 빨리하는 거 좋아하면서 이번에는 느리게 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재밌는 세상. 

다음주 두둥 바르샤vs인테르, 리옹vs뮌헨, 기대 만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