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ㅇㅇ와 통화를 하지 않으면 하루에 하는 말은 세 마디 정도다. "안녕하세요. 잘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단 그러하다.  외롭다는 감정과는 동떨어져 있다. 오히려 무슨 말을 해야한다는 강박마저 사라져있다. 그만큼 머리 속에는 상념이 그득하다. 이쯤에서 술 한 병만 원샷 들이켰으면 좋겠다. 


2. 술 한 병을 들이키는 행위에 나는 나름 의미를 부여하는데, 일종의 애도의 의미랄까. 그니깐 날려버리는 효과가 늘 있어왔다. 너무 상념이 많아지는 시기여서 그런가 술 한 병 들으켜 상념을 날려버릴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일단 시험은 1차가 1달도 안남았더라. 공부가 일이다 걍. 


2.5 근데 나이가 드는 걸 요새 느낀다. 펜을 일주일에 1-2개씩 다 써버리고, 연습장 사는 게 금전적 부담으로 느껴질 정도니깐 어마무시하게 팔로 글자를 써내려가는데, 요즘 팔꿈치가 아프다. 팔을 쭉 피면 뚜둑소리가 난다.. 거기다가 하루에 12-13시간 정도 앉아있다고 하겠는데, 9시간쯤 지나면 엉덩이도 배기고, 허리도 아프다. 공부를 한 기억이 수능때밖에 없어서, 비교대상도 수능때뿐인데, 당시엔 어떻게 했나 기억나지 않지만 몸이 힘들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3. 뭔가 적어서 남겨두고 남한테 읽어줍쇼라고 하는 이 블로그짓을 하면서 나름의 철칙이 하나 있다. 그게 뭣인고 하니, 글을 쓰는 철학이니 뭐니 그딴 거가 나한테 있을 턱이 없다. 물론 그정도 깜냥도 안되고, 순수성은 1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다. 성실성이라는 거에서는 은근히 점수를 줄 수도 있겠지만... 여튼 각설을 하고 글을 쓰는 데 있어서 한 가지 철칙이라고 함은 예전에 글쓰기 수업에서 남은 기억이다.


4. 선생 왈: "글쓰기를 하는데 상대방이 30%정도 이해하면 못쓴 거고 50% 정도면 평타, 70-80%정도면 잘 쓴거임. 근데 그럼 100% 이해시키면 그게 뭔지 앎? 그건 바보가 쓴 글임." 내가 이 말 듣고는 진심 감동먹었는데, 이게 어찌나 글쓰는 사람다운 말인지 라고 당시에는 생각했는데, 요새는 조금 생각이 바뀐다. 100% 이해시키는 글은 그냥 불가능한 거고, 100% 이해시킨다면 그건 내가 쓴 걸 내가 읽어도 그렇게 안된다는 거. 걍 불가능한 거임. 뭐 철학에서도 비트겐슈타인이랑 영미철학자들이 졸랭 노력했는데 망한 거가 이런 맥락 아니었나? 1:1대응 못한다고. 짧게 아는 척 하나 붙이고는 다음 단락


5. 그저 바보가 될 수 없음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노스텔지어, 그 향수의 지대에서도 가장 끝 언저리에 있는 끝판왕, 그니깐 실현 불가의 이상으로의 함께하려는 불타는 탐함, 뭐 그런 거. 말인즉슨 동상이몽이란 "같은 침대에서 둘이 딴 생각한다"는 한국식 표현(중국 건가), 서양식으로는 플라톤 왈 "우리는 원래 하나였는데, 분리가 되어버렸으요. 다시 하나가 되어 완전함을 구해야겠다." 근데 빠지면 끝이고, 하면서도 서로 딴 생각함. 결국 영원히 불가능한 완벽한 소통. 단지 탐낼 수만 있는 그런 것.


6. 그래서라고 접속사를 쓰기에는 이상하지만서도, 나는 요새 매일같이 글쓰기를 하는데, 법이라는 공부를 하는 거잖아. 예전에 나는 훈고학 학문이 송나라인가 명나라인가. 분서갱유 다음에 나타난 중국땅의 나라였나. 여튼 이런 학문이 뭐 학문인가. 학문이라면 아무 것도 없는 데에다가 깃발꽂기 놀이하는 거지. 라는 식의 생각을 했었는데, 법학이란 거를 하니 하.... 내가 여태 공부해온 거는 뭐였나 싶다. 물론 나의 여태까지 공부는 흥미의 파편을 연결시키기 위해 그 근거를 책에서 찾는 식이었으니깐. 이건 간단하게 신변잡기식 쓸만한 구절찾기 유희였던 거다.


7. 답안지 작성법부터 나한테는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문-학-판-검" 문제점을 도출하고, 학설을 제시한 후, 판례를 통해 법리를 해석한 후, 검토 뽜악 이런 거. 일단 충격이고, 수많은 판례들을 읽게 되면서 법관들이 진정한 엘리트라는 걸 이제사 알게 됨. 법관님들 존경존경. 


8. 일단 붙고 생각해야지라고 생각을 하지만, 상념이 끊이지 않는다며, 될 수도 없는 바보가 되겠다며, 모든 감각과 생각을 나열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게 가능하지도 않고, 누군가는 이렇게 블로그질 하는 것보다 더 나열하면 어쩌려고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러니깐 그래서 일단 답안지는 잘 적어야지라며 근황 끝.


9. 내가 글씨를 얼마나 못쓰는지 자랑질. 와중에 이정도면 잘 쓴 편이지만... 글씨 잘쓰는 사람들도 존경존경. 글씨체에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이 될지 모르나, 시작과 끝은 늘 다르다. 인생지사 다 마찬가지. 하지만 나의 초딩보다 못한 삐뚤뺴뚤 글씨체는 늘 같음.


답안지 작성 시작


답안지 마무리 시점

Posted by namit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7.04.29 1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