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장

책 [복지의 원리]양재진, 한겨레출판

[복지의 원리] 양재진, 한겨레출판

 

1. 

저자는 복지국가의 시작은 "연대"와 같이 '협력하는 것 그리고 함께 속해있다는 소속감'에서 빚어진 노동계급의 투쟁에서 시작했더라도, 이러한 복지가 국가 차원에서 지속된 이유를 설명하겠다며 이기적인 개인을 세워둔다. 박애, 연대 등 이타심(나는 이게 이타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에 기초한 게 아니라, 사고게임으로서 존롤즈의 "무지의 장막" 뒤에 본인의 처지, 성별, 재능, 계급 등이 감추어졌을 때 이기적인 개인들은 나의 능력을 "자유"롭게 펼치기를 원하면서도(자유의 원칙), 그 기회를 평등하게 부여받도록 "차등"한 부의 배분(차등의 원칙)이 이루어지길 원한다고 한다.

 

"자유의 원칙"에 따라 본인의 능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고 동시에 "차등의 원칙"에 따라 더 많은 놈이 더 내서 불운한 최소수혜자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

 

2. 

복지 국가의 목표는 노동해방이 아니라 노동력의 재상품화를 포함한다(49면)고 하는데 난 일을 하기 싫지만... 여기까지는 우선 납득을 하고..


핫한 정세랑 작가의 소설이라 읽었는데, ‘정세랑 작가가 통찰을 담은 단호한 문장으로 적어 산뜻한 작품’이더라. “웬만한 헛디딤에는 눈 깜짝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세속적인 기준으로 딸들을 비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191면) 심시선을 정신적 뿌리로 삼은 다음 세대가 모든 것을 책의 제목처럼 ‘시선으로부터’ 기억해 읽기 쉬운 아기자기한 모험이야기다. 모험의 무대는 21세기 하와이, 모험의 성배는 제삿상에서 나눌 무언가, 모험의 주인공은 심시선의 13 아이들

 

2.
“할머니가 나눠준 조각들이 다른가”보다고 생각하는 손주부터 “세상을 뜬지 십 년이 지나서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의 조각이 우리 안에 있”다고 말하는 딸까지 주인공이 대략 14명으로 작가는 모든 인물의 캐릭터를 취미•취향•습관•과거의 사건으로 아기자기하게 구현하다보니... 재료가 어마무시하다. 가령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이 사업을 하며 당한 불필요한 피로(264면), 하와이가 식민지가 된 경제적 이유(213면), 겨울 철쭉의 아름다움을 느낀 순간(280면), 버터플라이피시의 생식법(201면) 등등에 하와이 음식점과 도너츠, 자연과 함께하는 하와이에서 훌라 춤을 배우며 로컬에 대한 고민, 하와이에서 무지개를 찾아가는 이야기, 서핑을 묘사한 아름다움 등등. 그리고 새를 좋아한다는 막내의 입을 빌려 나오는 박새, 직박구리, 팰리컨 그 외에 알 수 없는 오만가지 새들까지 경쾌상쾌. 

 

3.
심시선이 바꾸고 싶었지만 바꾸지 못한 사회를 후손이 다시금 겪고 있는 모습들이 보이지만, 대부분의 사건은 GOOD WORLD로 끝이나서 숨을 조이는 독서는 아니었고, 어딘가 이동하는 1-20분 동안 한 챕터씩 읽기에 좋은 책.

 

+)
“뒤셀도르프 사람들은 오리를 위한 돌계단들을 군데군데 만들어 두었”(114면)다고 하니 한국도 고양이나 유기견 또는 새들에게 이런 장치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난 새모이통이라도 베란다에 둘까 생각도 해보다가, 여튼 하와이에 서핑하고 하이킹하고 훌라추고 도너츠먹으러 꼭 한 번 가야겠어요.



출처: https://namit-house.tistory.com/734 [흐느적흐느적 뚜벅뚜벅 살랑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