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 1. 이 책은 보르게스(Borges)에 나오는 한 글귀를 보다가 웃음을 터뜨리면서 착상한 것이다. 이 웃음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사고, 즉 우리의 시대와 풍토가 새겨져 있는 사고의 모든 지평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에 따라 현존하는 사물들의 야생적인 번식을 길들이려 할 때 사용하는 질서정연한 표층과 지면들은 모두 파괴되어 버렸다. 이는 그 후에도 오랫동안 우리와 그들 간의 관행적인 구분을 혼돈에 빠뜨리고 그 붕괴를 위협해 왔다. 이 글귀는 중국의 한 백과사전을 인용하였는데, 거기에서는 동물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1) 황제에게 속하는 (동물) (2) 방부처리된 (동물) (3) 길든 (동물) (4) 젖을 빠는 돼지들 (5) 사이렌 (반은 여자, 반은 새로 된 요정) (6) 전설상의 (동물) (7)..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