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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이/계속살기

달샤베트. 03012011

아, 이름 정말 귀여워.

그런데 이름을 뺏겨버렸네.


「걸그룹 ‘달샤벳’과 이름 도용 논란에 휩싸인 ‘구름빵’ ‘달샤베트’의 백희나 작가는 의외로 차분한 목소리였다.

작가는 맨 처음 달샤베트를 생각하게 된 계기부터 말문을 열었다. 작가가 처음 ‘달샤베트’를 떠올리게 된 것은 무더운 여름 작업실에서였다. 너무 더워 창문을 열자 훅 끼치는 더운 열기와 함께 '윙'하는 소리가 들렸다. 에어콘ㄹ외기소리였다. 그 소리에 작가는 정신을 번뜩 차렸다.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나 거리의 풀과 나무는 실외기의 열기로 더 덥지 않을까. 이러다 다 녹겠다. 달도 녹겠어’ 하는 생각으로 떠올린 것이 이 ‘달샤베트’ 였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작가가 일일이 손으로 작업한 인형들을 한컷한컷 찍어 완성한 따뜻한 그림체와 녹은 달을 다시 얼려 샤베트로 만든다는 환상적인 이야기는 아이들을 한껏 상상의 세계로 인도했다. 출간 4개월 만에 4쇄 2만8000부가 팔려나갔다.

 <이상 미디어오늘 1월7일자>

 

기획사에서 "달샤베트"라는 제목을 사용하고 싶다고 제안했는데
백희나 작가는 거절했더랍니다.

“책은 제 아이와 같습니다. 억만금을 준대도 제 아이가 본래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기꺼워할 엄마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걸그룹이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달샤베트가 아이들에게 준 꿈이 다른 식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스펠링만 살짝 바꾼 "달샤벳"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걸그룹.
물론 백희나 작가의 아픔에 내가 공감 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걸그룹의 구성원들도 참 힘들기는 피차일반일 것만 같은..
기획사의 농간에 놀아난 것은 힘없는 백희나씨와 그 구성원들이라는 생각이 드네.
 
이미 4쇄 2만8000부가 찍혀나갔다는데, 
이 책을 읽고 있을 아이들에게 그려져있을 "달샤베트"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레 어떻게 변형이될지
그리고 자신의 자식과도 같을 예쁜 제목의 책이 본래의 이미지를 잃는 것을 작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수 있을 것은 뻔한데, 왜 아무도 그들을 지켜주지 않는걸까. 
법에 무지몽매한 우리들. 그리고 다 알고서 법망을 피해다니는 변호사님들과 그들에게 용돈 주시는 사장님들.

아쉽게도 이미 기술적으로도 제목이 작가에게로 환원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네요. 사용중지 역시 적어도 올해 11월에나 가능하다니.

"상표출원 등록이 완성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걸그룹에 이름 사용중지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어요.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때쯤이면 이미 달샤베트는 달샤벳이라는 걸그룹의 이미지로 뒤덮여 있을텐데, 제가 원하는 건 그저 제 그림책의 의미를 지키는 거예요"

정말 책을 읽고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과 그아이들에게 따듯함을 주는 작가는 어디로 갈까,

“아이들의 문화가 존중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악 소리라도 내고 싶었습니다”



달샤베트동화책제목이고, 달샤벳은 걸그룹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