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우울했던 날은 아니었다. 결코 우울했던 날은 아니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마음은 깃털마냥 가벼웠고, 바람조차 내 발길에 힘을 실어주었다. 내가 보는 모든 사람은 즐거워보였고, 내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렇게 마냥 세시간을 앉아있었다. 가방에 들어있던 책도 읽고,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도 하고, 기억나는 사람에게 전화도 하고, 어느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이런 여유가 있었던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정도로 사람이 그립지 않은 시간이 있었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첫 담배를 물었다. 연기를 빨아들이자 가슴이 답답했다. 더 이상 담배는 나의 욕구를 풀어 줄 도구가 되지 못했다. 그저 습관적으로 다시 한번 빨아들였다. 가슴이 더 답답했다. 문득, 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