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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이/계속살기

21012011.

만나면 낮술이 생각나는 친구를 만났는데, 시험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핑계로 다시 낮술 소주 한병 깨작깨작 알꼬오올성분 0.0001%까지도 꼭꼭 씹어먹는데, 

어? 밖에 눈이 오네.

낮술은 이틀전 이야기고 눈오는 것은 지금 23일 당장의 이야기인데, 그런데 약간 알 수 없는 낮술과 친구와 눈송이 이 셋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연관성이라고는 떠오르는 것이 당췌 없어. 

눈이 점점 두꺼워지네.

뭔가 따듯하다는 단어를 지금 내리는 눈송이에 붙이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 것 같아. 따땃한 눈송이, 두리뭉실 눈꽃, 무거운 눈동이. 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 요새 미친것이 틀림없다. 어쨋든 내 단어 수준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지금 내리는 눈,  

큼지막하고 무거워 보여서, 그래서 가볍지 않아서. 온 세상을 따듯하게 덮어 줄 것만 같은 느낌, 마치 어린시절 아랫목에 무거운 요를 덮고 그 느낌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그런 느낌이랄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예쁘게 내리는 눈. 

갑자기 술이 땡기는 마음에 창 밖을 봤는지 창 밖을 봐서 술이 땡기는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이거 적으려는 것이 아니었는데, 눈이 너무 예쁘게 내려서 바라보다 보니.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