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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개

전설, 민담이 없어지는 나라.

나는 어렸을 때 한국 역사책이랑 전설집이랑 민담이랑 뭐 이런 책들을 즐겨읽었는데, 난 중학교때까지 한국 전설 민담집 읽었다. 조금 쑥스럽기도 한데 이런 책 진짜 재밌어;;; 나름의 상상력과 꿈들은 이런 책들에서 왔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적인 것이 뭐냐고? 배추도사 무도사가 나와서 옛날옛적에라며 옛날 이야기 해주고, 인간이 호랑이랑 도깨비랑 선녀랑 서로 골탕먹이고 장난치는 그런 것이 아닌감. 쨋든 지금 읽는 책들은 서구에서 온 것들이다. "개신교와 천주교가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어!"라 말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애국자인 것도 아니며, "자본주의야, 너가 문제야" 라고 하려는 것도 아닌데, 여태까지 내 삶의 절반은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무도깨비랑 씨름하고, '곶감!'하면 호랑이가 도망가고, 선녀가 날개옷 입고 날아댕기고, 토끼랑 거북이가 경주하고 가끔은 용왕님도 나오고 산신령도 나왔다. 허나 이후의 절반은 걍 인간을 싫어하기만 하는 악마가 나오고, 제우스가 맘에 드는 여자 덮치고는 헤라가 시기할까봐 소로 둔갑시켜버리고(양이었나-_-), 천사가 날개를 퍼덕이고, 거북이는 아킬레우스랑 경주하고, 가끔은 할배들이 둥글게 앉아서 '성배를' 찾겠다고 나선다. 문화와 전통이 없다는 것은 이런게 아닌가 싶다. 나와 나의 선조가 읽어왔던 기억과 연관성 없는 기억이 사념의 일반이 되어 그 속에서 살고 있는 것. 더 이상 "한 사람의 노인이 죽는 것이 도서관 한 채가 불타는 것"이 아닌것, 그래서 한국적인 것이 뭐에요? 라는 질문에 당장 팔아먹을 수 있는 불고기, 김밥, 떡볶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효, 예절 이런 상대적인 가치, 규범만 떠오르는 그런 것. 다른 나라 들이대면서 뭐 떠오르냐고 물으면 외국인이어서든 어떻든 나도 먹는 것부터 떠오르겠지만서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