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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몽당리뷰 [난지도사람들] 유재순, 글수레 [난지도사람들] 유재순, 글수레 1. "상암동 산동네 저편에서는 이제 뽀오얀 붉은 햇덩이가 막 태동을 느끼기 시작하고(19면)", "시퍼런 녹색의 호박이 수천 평의 임야를 가득 메우고... 노란 황금색의 호박꽃도 활짝 피어 만개의 절정을 이루(220면)"었던, 그리고 "망원동쪽에서 바라보이는 샛강의 건너편 밭쪽에는 꽤 넓은듯한 배밭이 보였고 그 배밭 너머로 울창한 버드나무숲이 보였(20면)"던 구만 평이 넘는 난지도는 1978년부터 쓰레기에 뒤덮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93년에는 쓰레기가 산을 이뤘단다. 그 시절, 난지도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는 시간엔 이웃 동네 주민들이 창을 닫고 빨래를 걷어왔던 그 시절, 한 여성은 난지도에 들어갔고, [난지도 사람들]이란 "르뽀(1985년에는 르뽀라 불렀읍니다)"를 썼다.. 더보기
몽당몽당리뷰 [시선으로부터]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문학동네 1. 핫한 정세랑 작가의 소설이라 읽었는데, ‘정세랑 작가가 통찰을 담은 단호한 문장으로 적어 산뜻한 작품’이더라. “웬만한 헛디딤에는 눈 깜짝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세속적인 기준으로 딸들을 비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191면) 심시선을 정신적 뿌리로 삼은 다음 세대가 모든 것을 책의 제목처럼 ‘시선으로부터’ 기억해 읽기 쉬운 아기자기한 모험이야기다. 모험의 무대는 21세기 하와이, 모험의 성배는 제삿상에서 나눌 무언가, 모험의 주인공은 심시선의 13 아이들 2. “할머니가 나눠준 조각들이 다른가”보다고 생각하는 손주부터 “세상을 뜬지 십 년이 지나서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의 조각이 우리 안에 있”다고 말하는 딸까지 주인공이 대략 14명으로 작가는 모든 인물의 캐.. 더보기
몽당몽당리뷰 [마스크가말해주는것들], 추지현 외, 돌베개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 공성식(노동)•김미선(가족)•김재형(마스크)•김정환(모더니티)•박해남(신천지)•백영경(의료)•오하나(돌봄)•유현미(동선 공개)•장진범(민주주의)•추지현(비대면), 추지현 엮음, 돌베개 1. 듣도보도못했던 비대면과 거리두기라는 단어가 일상이 되고, 전쟁마냥 시민의 자유에 대한 간섭을 정상이라 하며, 경계심으로 특정된 집단에 속한 개인을 백안시한지도 어느새 1년이 가까워졌고 지금도 진행중인데, (난 3달을 마스크도 없이 침대 위에서 보냈지만...) 편협한 저를 확장시켜주신 10분의 필진님들에게 무한 찬사를 보내며 “그랬구나”를 남발하게 한 책을 감히 요약하자면... 2. *[노동]법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간접적인 통제 수단이 강화된 결과인 균열일터를 규율하지 않아 외주화 .. 더보기
몽당몽당리뷰 [삼체], 류츠신, 자음과모음 [삼체] 류츠신, 이현아-허유영 역, 자음과모음 1.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웠던(?) 알파센타우리계를 논할 때 삼체문제가 언급되기도 하는데, 삼체 문제는 세 개의 물체가 서로 중력의 영향을 주고 받으면 운행의 규칙성을 찾을 수 없단 것이고, 이 책의 제목이 “삼체”다. 2. 오랜만에 즐거운 하드sf(자연과학, 사회과학 지식을 토대로 저자가 풀어나가는 미래에 있을 법한 이야기)였는데, 이야기를 추진해나가는 주동력원이 우연한 사건을 증폭시키는 각각의 등장인물이기 때문이고, 필연적으로 진보하는 역사라거나 철지난 영웅담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도 나름의 매력 3. 삼체 문제는 물론이고 사람 한 길 마음 속도 모르는데,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겪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은 자가 첫 문제적 인간으로 등장해, 외계의 존재.. 더보기
몽당몽당리뷰 [미안한다고말하기가그렇게어려웠나요], 이훈구, 이야기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이훈구, 이야기 1. 절친이 초5 때 절절하게 읽어 손때가 묻은 책을 빌려줘서 읽게 된 책인데 2000. 5. 21. 있었던 부모살인의 행위자 이은석에 대한 이야기다. 읽기 전에는 ‘살인자에 대한 책인데.. ‘라며 망설였으나 첫 페이지를 넘긴 후로는 쉼없이 읽었다. 법은 가해자 이은석이라고 호명했지만 저자는 세상의 학대를 당한 주인공인 이은석을 피해자라 보며 분석한 글이다. 2. 저자는 심리학 이론에 주인공의 삶을 비추어 이 사건은 정당방위로 보아야 한다며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뇌에서 점화된 도식에 의해 행동을 수행했기 때문”에 “비의도적인 행동”으로서 “그의 죄는 무죄”(231면)라고 주장한다. 여기까지 읽고서는 ‘자유의지는 없다’며 유명해진 이 떠올랐는데 자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