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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자이언트북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마침내 재건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적고 “도저히 재건할 수 없는 세계를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읽으면서 이제는 잠들고 말겠다며 읽은 페이지가 어느새 백여쪽이니깐 이제는 정말 자야지. 더보기
책 [돈의 인문학] 김찬호, 문학과지성사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광고에 눈이 휘둥그래져서 그 뒤에 숨겨진 목숨값이란 상실감은 희석됐고, 돈은 지불능력을 뽐내면서 인간에게 연대없이도 이루어지는 교환과 협업능력을 자랑한다. ‘축적의 과정을 감추고 결과인 화폐의 교환가치가 일원화한 세계를 절대적’이라고 여기기도 했는데, ‘정성,성의,관심,시간,지혜를 축적한 사랑이 세상을 만든다’는 태도를 상기하니 차분해졌다. (168면)양파를 파는 어느 노인에게 가격을 묻고 10센트라고 응답을 받아서 모두 사면 얼마냐고 물었다. 노인은 뜻밖에도 한꺼번에 팔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고 물었다. 노인은 “양파만 팔려고 나온 게 아니고, 인생을 살려고 나온 거야. 이 시장을 사랑하고, 북적대는 사람들이 좋고, 햇빛과 흔들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해. 친구들은 인사를 건네고.. 더보기
느와르, 추악이 이끌어내는 일말의 환상「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James M. Cain, 민음사.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우편배달부가 문을 두 번 두들기는 옛 전통이 있었다. 지금이야 빨간 우체통의 낭만이나, 손으로 쓴 편지의 낭만따위야 개나 줘버리라지만,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가 출간된 1930년대에는 여전히 우편배달부의 로망이 있었을 것이다. 오랜 친구로부터의 안부 서신, 타향살이를 하는 자녀로부터의 편지, 잊었던 옛 연인의 손글씨까지.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기 전의 시대에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물성을 바탕으로 했다. 모든 매개체에는 무게가 있었고, 시간은 거리에 비례해 소요되었던 것이다. 각설하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영국과 아일랜드의 전통은 손에서 빠져나간 우연한 기회를 말한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렸고, 집주인은 모른다. 이제 우편물은 집주인에게 당도하는 때는 다음 기.. 더보기
대마불사의 철학,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고「멜트다운」, 오시카 야스아키, 양철북. 재미가 없어서 사회과학 서적을 겁내 싫어해왔다. 그런데 읽어보니 몰랐던 부분을 알게되는 흥미로운 부분이 있더라. 이 책 「멜트다운」은 망하지 않는 대마의 이야기, 바둑돌을 던져도 대마는 죽지 않는다는 대마불사의 이야기다. 여기서 대마는 도쿄전력을 비롯한 일본의 원전 세력이며, 불사는 망하지 않고 주주와 채권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도쿄전력의 현황이다. 요시다 소장은 그때 영화 을 떠올렸다. 제인 폰다가 주연한 영화는 미국의 원전이 멜트다운되는 사고가 일어나 녹은 연료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국까지 뚫고 간다는 원전사고 공포를 묘사했다. 핵연료가 녹아내리면 엄청나게 높은 열로 원자로 압력용기나 격납용기를 관통하게 되고,외부로 방사성물질이 흘러나가게 된다. p.131 은 핵연료의 위험성을 그린 영화의 제목이다... 더보기
우리는 과연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플라스틱 바다」, 찰스 무어, 미지북스 un livre doit être la hache qui brise la mer gelée en nous.한 권의 책은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해. 카프카가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 중 내면의 얼음을 부수라는 이 어구 이제 지겹지 않은가?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 이 도끼가 부순 얼어붙은 바다는 다시 우리에게 흐르는 속살을 보여줄 것이다. 미지북스에서 나온 「플라스틱 바다」는 과연 얼어붙은 바다를 부술 수 있을까? 실은「플라스틱 바다」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이야기는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에 덮여버린 바다, 태평양의 어느 곳에 위치한 현실 속의 바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사방이 반짝이는 물결로 가득해야 할 바다의 표면에는 플라스틱이 넘실댄다. 저자 찰스 무어는 어느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