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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 - 1 달큼 상큼한 꿈에서 깬 뒤 머리 속에 꿈보따리가 펼쳐졌다. 꿈 보따리는 이야기 보따리였는지 하염없이 온 세상의 하소연과 허풍을 쏟아냈다. K는 눈이 나빠서 자고 일어나면 눈에 뵈는게 없다. 하지만 이날 아침에는 안경을 찾지 손을 뻗지 않았다. 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여 게슴츠레 눈을 떴다. 벽지를 바라보니, 여태까지 파스텔 톤의 하늘색인 줄만 알았던 벽지 곳곳에 자그마한 무늬가 박혀있다. 꾸물거리는 지렁이 모양같기도 하여 잠시 집중하니 그 옆의 무늬가 살아 움직이는 듯 하다. 눈에 뵈는 게 없는 K는 움직이는 하늘색 지렁이에 눈길을 보내본다. 하지만 웬걸 꿈틀거린 무늬를 시선 속에 가두자 무늬들은 움직임을 멈춰버렸고, 곧이어 시선 밖의 무늬들이 다시금 꾸물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포기했다. 일어나봐야 당장 .. 더보기
절바는정시늘어딘가에두고서이쓸때가능한글쓰기일테다 눈 앞의 깝깝한 눈꺼풀을 벗겨낸 이후의 새로운 장막을 뚫고 나가려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어려운 이유는 이리저리하여도 내 머리에 고정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세상을 읽는 눈이 두 개인 탓일지도 모르지만 실은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간단하게 미래를 볼 수 없기 때문이어서 현시적으로만이 알 수 있는 현재의 사실을 여러가지 요소로 찢어서 원인과 결과라고 이름붙이고 원인을 과거에서 찾고 현재 발생한 사건과 위치상 가장 가깝다고 여겨지는 사건을 원인으로 둘 가능성을 가장 높게 치겠지만 지금 사무실에 앉아서 이렇게 블로깅을 투닥투닥거리는 손가락 중에 엄지손가락은 타자 치는 데에 쓰이지 않아서 잠시 들여다보니 엄지 손가락과 중지 손가락 사이에는 백태가 껴 있어서 아 더럽다고 생각을 하여 내가 손을 안씼었나라고 .. 더보기
어떤 염치. 붉은 저녁의 태양은 크다. 태양이 원래 하얀색인지도 모를일이다. 어느 날 부터인가 유리로 덮인 마천루가 들어섰고, 그 사이로 새하얀 태양에 눈이 부신다. 터져나오는 빛과 그 뒤로 붉은 하늘, 눈이 부셔 태양을 바라볼 수가 없다. 하얗게 타들어간다. 태양의 빛줄기에 타들어가는 건물들 사이를 헤치고 나서는 버스에서 나는 우두커니 서서 바라만 봤다. 눈이 부시다고 생각할 찰나에 어둠이 깔리고, 익숙해질 즈음해서 다시 눈이 부시고, 다시 어둠이 깔리고 눈이 부시고, 어둡고 부시고, 그러다 보니 집에 왔다. 염치가 없어 부끄러운 나는 얼굴을 가릴 틈도 없다. 더보기
반값등록금. 수정1 어느새 반값등록금에 대한 관심은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관심을 잃기 시작한 주체는 대학생이 아니라 정치인이다. 등록금을 내는 다수의 대학생은 단 한시라도 관심을 놓지 못한다. 하지만 모든 대학생들이 등록금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기업 혹은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의 일부로서 등록금 혜택을 누리는 대학생들에게 등록금문제는 강건너 불구경이다. "그래 힘들겠다, 안됬네, 등록금 너무 비싸기는 하지, 국가가 그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냐?" 국가의 기능에 대한 맹신. 동시에 "신자유주의적인 시각, 승자독식, 노력하지 않은 자에게 편승의 권리는 없다."라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가진 세계관의 일부가 되었다. 등록금 정책은 복지의 한부분으로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 혜택을 모두가 누리는 것은 불공평하다. 노력하.. 더보기
일본의 지진과 그 영향 "사회학자 로봇 벨라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정치적 가치가 일차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다시 말해 일본사회에서는 개인이 속해 있는 집단(가족, 회사, 일본 등)에 대한 충성과 헌신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로 여겨져 왔다는 것이다. 이는 진리나 정의에 대한 헌신보다도 집단에 대한 헌신이 우선시 되는 경향을 뜻한다." 대지진 이후 간토지방은 초토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언비어의 전파(조선인이 폭도화되어 방화, 약탈을 한다는 내용입니다.)로 일본인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혹은 타개할 수 없는 불만을 이방인에게 풀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경찰의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고요. 이것을 보고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이번에 발생한 대지진에서도 마찬가지의 시도로 독도문제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