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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의 생각. mediaus 윤여준은 말한다. “정권을 잡고 처음에 청와대에 들어가면 기분이 구름 위를 떠다닌다. 마치 약을 한 듯한 상태가 된다.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상황에서 측근들을 각 처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정책을 일임한다. 장관들이 업무지시를 한다. 그럴 때에 관료들은 그 정책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이견을 제시해봐야 반개혁세력으로 지탄받을 뿐이므로 일단은 시키는 대로 한다. 몇 개월이 지나면 부작용이 생긴다. 장관이 입장을 바꾼다. 이런 식으로 두 번만 실패를 하면 장관은 풀이 죽는다. 이때를 노려 관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안을 장관에게 가져간다. 그러면 이번에는 장관이 관료들이 시키는 대로 한다. 이런 식으로 정권은 관료에게 길들여져 가는 것이.. 더보기
20120927 위기다. 큰일이다.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니까 공부나 해야겠다. 더보기
20120911 나방. 8시 53분에 학교에 도착했다. 담배를 한개피 꺼냈고, 라이터를 들었다. 그리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를 반절쯤 피웠을까, 목덜미 뒤로 괴이한 이질감이 엄습했다. 내 눈구멍이 앞으로 쏠려 있어서인지 깜짝 놀랐고, 마치 곤충의 신경반응처럼 허리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 움찔, '하나'가 시야에 잡혔다. 나방이다. 나방이 창에 여러번 몸을 부딪혔다. 창을 넘어들려나보다. 그런데 한마리다. 종종 밤거리에서 봤다. 골목의 전등불 아래로 나는 나방, 끊이지 않고 배회하기를 여러번, 그렇게 보다 보면 나는 어느새 나방들이 자리잡고 있는 가로등을 지나쳐 있다. 득실득실하다. 꿈틀꿈틀은 아니다. 애벌레들처럼 포개져 있지도 않다. 서로 가까이 다가가면 정전기 전깃불이 튀어 그 작은 몸이 불타버릴게 .. 더보기
일방통행로, 발터 벤야민 저, 김영옥 윤미애 최성만 역, 길 출판사. 가끔은 참을 수 없는 전달의 욕구에 손가락이 흔들흔들, 아마 좋은 것은 나눠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가. 일방통행로, 사유이미지에는 단편적인 소재에 관하여 직관적인 통찰이 담겨 있다. 재미있다는 아니지만 지적인 경이로움에 대한 경탄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랄까. 하지만 이 글 난해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어떤 면에서는 뻔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읽는 이의 생각의 양은 읽는 이의 숫자만큼 많다. 공사현장 아이들에게 맞는 대상 - 시청각 교재, 장난감 혹은 책 - 을 만드는 일에 대해 지나치게 골머리를 앓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계몽주의 이래로 그것은 교육학자들의 가장 케케묵은 생각 중 하나다. 심리학에 매료된 나머지 그들은 이 땅이 아이들의 주의력과 연습을 위한 비할 바 없는 대상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지 .. 더보기
8월자 글쓰기 - 섹스. 1998.04.25, 1998.05.25, 1998.06.25....... 2002.05.25, 2002.06.25, 2002.07.25, 2002.08.25....... 2004.10.25. IMF로부터 79개월, 매달 200만원 그리고 저금 통장에 찍힌 79개의 '송금'이란 글자를 읽고 또 읽었다. 두번, 세번, 네번째로 "1998.04.25 2000000 송금"가 새겨진 통장의 첫 페이지를 펴려 손가락을 움직이던 순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6년 전 "하늘이 무너진다"라는 말의 의미가 와 닿았던 그 날에도 손에는 12인승 버스의 열쇠와 이 통장뿐이었다. 비를 뿌릴 것 같던 하늘은 한 두방울 물방울을 흘렸고, 빗물은 통장에 자국을 남겼다. 검정색 글자는 점차 감청색 흔적으로 변해갔다. '6'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