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말이 되었다. 샤르트르, 말. 그런 이야기는 그만해 두자. 할머니 같으면 이렇게 말하리라. "인간들이여, 가볍게 스쳐 가라, 힘껏 딛지 말아라." 내 광기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그것이 첫 날부터 나를 엘리트의 유혹에서 지켜주었다는 점이다. 일찍이 나는 재능의 행복한 소유자라고 자처해 본 적이 없다. 나의 유일한 관심은, 적수공권 무일푼으로, 노력과 믿음만으로 나 자신을 구하려는 것뿐이었다. 그러니 나의 순수한 선택으로 말마암아 내가 그 어느 누구의 위로 올라선 일은 결코 없었다. 나는 장비도 연장도 없이, 나 자신을 완전히 구하기 위하여 전심전력을 기울였다. 만약 내가 그 불가능한 구원을 소품 창고에라도 치워 놓는다면 대체 무엇이 남겠는가? 그것은 한 진정한 인간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로 이루어지며, 모든 사람들만큼의 가치가 있.. 더보기 디자인이 바꾸고 싶다 디자인 어떻게 바꾸지. 디자인 구려서 싫은데 귀찮다. 더보기 칼의 노래, 김훈 외 짬뽕 나는 강하지 않다. 이 문장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책장을 훑었다. 한눈에 들어온 책이 김훈의 칼의 노래, 이순신의 이야기였다. 이순신을 해전의 천재라고 한다면 내 책장에는 두명의 천재가 앉아있다.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 그리고 이순신. 실재했던 그들은 누구였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1년 10년 100년 1000년 실수로 1000년까지 올라갔다. 뭐 별거 있으랴, 이순신이고 모차르트고 지금 태어났다고, 10000년전에 태어났다고 그 고독을 이길 수는 없었을 거다. 나는 죽음을 죽음으로써 각오할 수는 없었다. 나는 각오되지 않는 죽음이 두려웠다. 내 생물적 목숨의 끝장이 두려웠다기보다는 죽어서 더 이상 이 무내용한 고통의 세상에 손댈 수 없게되는 운명이 두려웟다. 죽음은 돌이킬 수 없으므로, 그.. 더보기 20120608 좋지도 않은 눈으로 저 멀리 너머를 응시해왔다. 늘 희뿌옇고, 내가 보고 있는 그곳에 다다를 수 있을지 가볼수는 있을지는 또렷하지 않았다. 눈은 너무 아팠지만 늘 희뿌연 너머의 흐릿한 그것이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었다. 홀로 보고 있는지 함께 보는 누군가가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끊기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신뢰는 "하나의 명제는 세계에 대한 하나의 그림"이라는 비트겐슈타인의 헛소리에 기대어 남겨져 있다고만 여겼다. 어느 순간 말이 힘을 잃었고, 지쳐버린 나는 시선을 거두어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 있으리라 여겼던 그림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가까이 던진 시선은 어디에도 꽂히지 못하고 힘없이 땅으로 떨어질 뿐이었다. 있다고 여겼던 그래서 바라봐왔던 저 멀리의 희미한 그것을 응시하려 .. 더보기 20120605 공부가 되지 않으면 도서관 산책에 나선다. 종이 냄새 풀풀 풍기는 책들 사이를 휘젓다보면 가끔 맞닥뜨리는 반가운 이름들이 있는데, 오늘은 왠지 장정일. 직접 다 읽어본 적도 없지만 워낙에 친숙한 이름이어서 책 세권을 몽땅 집어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공부가 안되서 책을 읽는다."라 한편으로는 참 긍정적이지만 내가 들고 있는 나침반이 여전히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왜 책을 읽느냐고? 나는 내가 왜 책을 읽는지는 종종 까리하다. 와중에 장정일씨가 말하는 책을 읽어야 할 이유랄까. 시민이 책을 읽지 않으면 우중(愚衆)이 된다. 책과 멀리하면 할수록 그 사람은 사회 관습의 맹목적인 신봉자가 되기 십상이고 수구적 이념의 하수인이 되기 일쑤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내밀한 정신적 쾌락.. 더보기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5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