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까뮈를 아십니까. 이방인, Camus. 소설을 읽었다. 수업이 끝나가는 가운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자신의 썰을 푸는 선생의 만용에 나는 자연스럽게 책을 펼친다. 표지에는 이방인이라 적혀 있고 레트항제라고 읽는다. 내 귀는 막혀 더 이상의 잡음은 없다. 천천히 읽던 부분을 펴든다. 뫼르소는 지금 막 아랍인 샘을 죽였다. 묘사 없는 감옥에 갇힌 뫼르소에게도 시간은 흐르지만 하루하루는 늘 같은 일상이다. 스토리는 점점 더 나를 사로잡는다. 내 집중력에 까뮈의 흥건한 침과 이빨 자국이 남을 정도다. 헤어나올 수가 없다. 배심원들이 앉아 있는 재판정에 등장한 검사, 그리고 검사는 뫼르소의 엄마가 장례를 치루던 날을 되새겼다. 어미의 죽음 앞에서 눈물한점 흘리지 않았던, 밀크커피를 마셨던, 담배를 폈던, 그리고 다음날 마리와 첫 관계로써의 섹스.. 더보기
울고싶어라. 레포트를 쓰다보면 울고 싶다. 철학자를 알다보면 패고 싶다. 부관참시라는 말이 퍼뜩 떠오른다. 죽은 자의 목을 배라 섬뜩 하지만 지금은 진심 거짓말 일퍼센트 없다. 산 명박이도 지 이름 대대손손 남기시겠다고 4대강에 FTA에 난리신데 정말 당신 이 시대의 진정한 가카였다는 의미로 미이라로 박제해서 천년만년 남겨드려야 겠다. 나관중 삼국지에서 죽은 갈량이 산 중달 쫓다! 이런거 신문 기사 1면 한복판에 떡 하니 붙었을 텐데 산 명박이 죽은 무현이가 졸랭 까다! 이렇게 속시원한 기사 하나 못붙이는 시대에 신문사에서는 FTA는 놈현이 시작한 겁니다.!!! 이게 문제라고 지랄 이제와서 명박이집에 사는 사람들 도덕적으로 깔때냐고. 놈현이 시작한거는 맞잖아. 깔껀 까고 칭찬할 껀 칭찬해야지. 뭐 죽은 놈이고 산놈이.. 더보기
휴.. 나의 역사에 글을 써서 돈을 받아먹을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스스로 느끼는 본인이 써갈긴 글들의 공통점은 전체적으로는 의미하는 바가 있지만, 그것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모호함을 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이 결여된 이성과 논리에 호소하는 글이 대다수다. 읽히기 쉽지 않고, 읽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흥미가 가는 주제를 다루는 것도 아니다. 돈을 받기 위한 글을 제출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그와 반대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글은 편하지 않다.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다소의 의무감과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다소의 압박감이 상존한다. 하지만 적어도 쓰고 싶은 말이 있기에 쓸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소설을 읽는다고 하여 공감을 .. 더보기
엄마 엄마라는 소재는 늘 눈물을 짜는 신파극적인 성질을 가진다. 학교에서 돌아 온 나를 반기는 그녀의 피곤한 얼굴을 볼 때면 늘 미안한 마음에 화가 치민다. 나와 엄마의 관계는 엄마의 사랑 아래에서 더 가까울 수도 더 멀어질 수도 없다. 상투적으로 엄마는 자식을 끝까지 보다듬어주는 인물로 설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식인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내 만족이 우선이기 일쑤이다. 싸우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고, 그래서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한다. 그녀가 나의 행복과 나의 슬픔으로부터 눈을 피할 것이라는 상상이 가능하기나 한가? 애증의 관계가 되는 이유는 엄마의 사랑이 부족해서 혹은 엄마가 나에게 잘못해서가 아니다. 그 한없는 사랑에 보답할 자신이 없는 내 모습을 볼 때 역설적이게도 엄마를 싫어하는 나를 만난다. 더보기
가을야구, 개시! 가을야구가 시작했더랍니다. 열혈 레포트를 쓰며 네이뇬의 문자중계만 보고 있었는데, 뭔가 알 수 없는 9회의 이끌림에 네이뇬 야구 중계를 시청했다는 프로그램 설치하고 뭐하고 뭐하고 나니까는 어느새, 1사 만루에 최희섭. 투수는 말도마라 요새 부처님 포쓰 보여주시는 스크 엄정욱이 이미 병살기록이 하나 있으신 희섭님께 설마 두번이나 치겠냐며 4볼 기대하고 있었는데 왠걸 내야땅볼 타자 생존 꽃범호 대주자로 나온 3루 신종길 비명횡사-_- 타자 아웃 병살로 안이어진게 어딥니까. 다행이라며 씨부렁거리고 있는데 헐 차일목 만루타. 어느새 차일목은 만루 아작내기 홈런 두번째, 말을 잃었음. 포수질 못한다고 욕 그만 할게. 님이 대박. 정말 짱입니다. 엄정욱이고 뭐고 차일목이가 짱입디다. 윤석민 5점차 되니까 정줄놓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