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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작가의 이름에서 풍기는 어색함. 그리스인이 쓴, 그리스의 한 정열적인 노인에 대한, 그리스 어떤 섬에서의 한 해동안의 이야기이다.(근데 섬 맞나? 벌써 가물가물하다.) 민족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잠시 차용해 본다. 각각의 민족을 구분하는 민족 고유의 민족성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는 이제궁금하지 않은데 왜냐하면 나에게 민족이란 홉스봄이 그의 저서 만들어진 전통에서 언급했듯이 타의적으로 동시에 우연하게 만들어진 문화, 부여된 특징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라는 틀 안에 속한 구성원이 가진 보편적인 특성인 민족성을 인정하지 않음에도 그리스인 조르바. 이 책을 완독하는 순간, "그리스인=조르바" 라는 공식,이라고까지 말 할 수도 있는, 사실은 그보다 "그리스인 중에는 분명 조르바가 있을 것"이라는 환상과 기대.. 더보기
무언가의 위기 원체 열혈 블로거도 아니지만, 날이 갈 수록 무엇을 써야하는 지를 모르겠다. 별로 끄적일 거리도 없을 뿐더러, 끄적이기 시작하더라도 정립되지 않은 머리 속 파편들이 물위에 떠다니기만 할 뿐이다. 끄적이면서 정리를 한다라는 좋은 말씀도 있었지만, 그래봐야 파편들 한두개 집어내고 나면 다른 파편들은 이미 멀찌감치 흘러가 볼 수도 없고 말이다. 마치 토끼 두 마리 쫓다가 둘 다 놓친는 꼴. 어쨋든 이러한 시기에 미국에서 "게임은 예술이다."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에 웃음 반 미소 반이 흐르는구만. http://lezhin.com/899 더보기
화장 한 남자, 화장 안 한 여자. 어두운 무대에 불이 들어온다. 조명에 눈이 부시고, 객석에 앉은 그들의 면면을 확인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없다. 무대에 올라가기를 두려워하던 '그'는 커튼 사이로 빼꼼히 객석을 살핀다. 조명의 빛은 비추지 않지만 하얀 점들이 빼곡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몇 초가 지났을까. 빼곡한 하얀 점들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지금이 나가야 하는 바로 그 때이다. 희뿌옇게 분칠을 한 얼굴 위로 새빨간 코, 시퍼런 입술, 풍성한 갈색 빛깔 머리칼이 인상적이다. 지금 이 순간, 수십번 올라갔던 무대임에도 느낌은 늘 다르다. 마찬가지인 것은 가운데 위치한 '그'와 '그'를 주시하는 수 백개의 하얀 점들뿐이다. 화장을 한 '그'와 하지 않은 '그'는 분명 다르다. 무대 위에서의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화장.. 더보기
북과 남 북한과 남한, 남한과 북한, 한반도의 유일정부라 주장하는 두 정부는 법치국가를 표방하며 성문법을 내세워 법치를 표방하고, 한반도라는 작은 땅덩어리를 이분화 한 상태에서 상대방에 대하여 각기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남한의 헌법에 명시되어 있기로는 헌법 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헌법 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헌법 3조와 4조는 실질적으로 충돌한다. 4조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체제를 단일의 국가로 인정함이 그 전제로 되어있고, 그에 반하여 3조는 북한 한반도라는 실질적인 영토를 기반으로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4조에서 북한과의 평화적인 통일을 주장함에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에 명시된 국내외의 결사.. 더보기
오릭맨스티, 최윤. 장편 아닌 장편 소설이다. 전혀 알 수 없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알 수 없는 제목만큼이나 담겨 있는 내용은 알 수 없는 우리의 일상이다. 한 부부의 일상에서 현대사회의 삶의 면면을, 특히 한국 사회에 대한 최윤선생님의 이해를 옅볼 수 있다. 짧은 호흡의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이해를 쉽게 한다. 어려운 단어 하나 나오지 않지만 흐름을 쫓는 것 만으로도 생각해 볼 거리는 충분하다. 오감五感에 의한 자극들이 범람하는 시대상, 시대에 함몰되어 생각하지 않는 현대인. 현대인이 생각하지 않는 문제가 무엇일까? 소설은 짧은 호흡만큼이나 적절한 비유와 묘사를 곁들여 가독성을 높인다. 동시에 격정적인 감정은 배제하였기에 지나친 감정이입으로인한 불편한 독서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만남에서 시작하여 결혼과 .. 더보기